전 세계 사치품 업계가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최근 몇 달 사이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시가총액이 약 2000억 달러(276조 원)가 증발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사치품 수요가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분석가들의 경고가 원인입니다.
중국 소비자들이 사치품 구매를 줄이면서 글로벌 사치품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이 급감했습니다. 영국의 버버리는 최근 중국 매출이 급감해 전체 분기 매출이 21% 줄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독일의 휴고 보스도 중국과 영국에서 수요가 감소해 매출과 영업이익 예측치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주가는 하루 만에 1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리슈먼트는 중국과 홍콩, 마카오에서 매출이 27% 급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말레이시아에서의 매출 증가, 일본 매출 59% 급증, 미국 매출 증가가 이를 일부 상쇄했습니다. 전체 글로벌 매출은 소폭 늘어났습니다.
컨설팅 회사 베인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사치품 지출액 3620억 유로(약 500조 원) 중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16%였습니다. 2017년에서 2021년 사이 중국 시장의 사치품 수요는 3배로 증가했으나, 최근 경제 성장률 둔화와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 사치품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중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은 4.7%로,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로이터 여론 조사에서 예측된 5.1%를 밑도는 수치입니다. 특히, 고용 불안과 장기적 부동산 침체로 인해 소비자 부문에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ING의 중화권 수석 경제학자인 린 송은 "부동산과 주가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부의 효과와 임금 정체로 인해 사치품 소비에서 기본 소비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로이터가 LSEG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중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사치품 업계의 시가총액은 3월 이후 1800억 유로가 증발했습니다. 이 중 850억 유로(약 128조 원)는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였던 LVMH에서 증발했습니다.
LVMH, 케링, 에르메스 등 주요 명품 브랜드는 이번 달 말 실적을 보고할 예정입니다. LVMH의 2분기 매출은 이전 분기와 비슷하거나 전년 대비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에르메스는 2분기 매출이 1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부분의 사치품 업계가 중국 내 확장 계획을 미루는 가운데, 샤넬은 중국 본토에 새로운 매장을 계속 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중국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UBS 분석가인 주자나 푸스는 올여름 파리 올림픽으로 유럽 주요 지역에서 쇼핑객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사치품 브랜드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주가 회복도 늦어질 수 있습니다. 분석가들은 올해 사치품 업계 전체 성장률이 평균 4%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하반기에는 7%로 소폭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