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사이신은 원래 독이다. 고추 등의 경우 포함되어 있는 양이 매우 적어 인간이 즐기는 것 뿐이다.
항암 효과가 있다고는 하나, 미미하다. 특히 항암이라는 말은 세포 단위의 학술적인 의미만 있고, 매운 음식으로 암 예방 같은 것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매운 음식으로 인한 소화기 염증으로 암 발생의 가능성이 높아질 확률이 더 크며, 다른 연구에서는 암 세포를 제거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저하시켜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매운 음식은 식도암과 위암 발생확률을 높혀준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며, 캡사이신의 매운 맛에 중독된 한국인의 위암 발병률은 세계 1위이다.
캡사이신이 체내에 작용하면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체온이 상승하고 땀을 분비하고 아드레날린 및 엔도르핀 호르몬이 분비된다.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 한정이지만 일반적으로 매운맛이 나는 음식을 먹으면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면역체계를 과잉 자극하여 고자로 만들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정상인이 정제된 저것들을 소주 반 컵 정도 모아 한꺼번에 들이킨다면, 사람 같지도 않은 무언가가 될 것이다. 오공으로 쏟아져 나오는 액체는 물론, 정신줄까지 놓은 광인이 되어 응급실에 실려가게 될 것이니 되도록 주의하자. 소화제에도 캡사이신 극소량이 들어가는데, 캡사이신이 위산 분비를 촉진시키는 기능을 한다.
저런 기행을 하다가 실려온 작자를 본 의사 왈, 혈액의 pH 농도가 8까지 높아진 환자는 여태껏 처음이라고. 위에서 위산을 분비할 때, 세포 내의 이산화탄소가 효소에 의해 물과 반응하여 탄산을 만든다. 이 탄산의 수소 이온이 위세포의 염화 이온과 같이 위 내부로 분비되는 것을 위산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남은 탄산 이온은 혈관 쪽 세포막에서 염화 이온과 교환되어 배출된다. 그 결과 혈액의 pH가 미량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단백질이나 인산 등의 완충효과로 크게 pH가 증가하는 것을 방지한다. 정상적인 생체의 pH는 7.4 부근인데, 여기서 0.2 정도만 변하더라도 생명이 위험하다. 고작 '0.2'가 뭐 대수냐고 여길 수 있지만, pH는 로그 단위이므로 수소 이온 농도의 변화는 100.2배, 약 1.58배로 감소한다. pH 0.6 변화는 약 4배. 이 정도면 몸의 효소들이 거의 작동하지 못해 사망한다. 때문에 의사가 pH가 8까지 증가했다고 말한 것은 과장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저기서 더 먹었으면 요단강 익스프레스를 탈 수도 있었다고 한다. 반대작용을 하는 멘톨도 마찬가지지만, 캡사이신은 정온동물이 살아가는데 제일 중요한 체온조절기능을 교란시켜 체온을 급격하게 올리므로, 기호품 이상의 섭취는 피하는 게 좋다. 추가적인 처치가 없다면 과도한 땀의 배출로 순식간에 탈수증상에 빠질 수 있다. 사실 사람의 캡사이신에 대한 민감도가 쥐와 동일하다면, 정제된 캡사이신 13g 정도가 치사량이라고 한다. 앞의 일화는 구토를 하면서 게워낸 양을 생각한다면 아주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도 매운맛 그 자체이기 때문에, 매운 걸 좋아한다고 여기저기 과다하게 뿌려먹는 것은 좋지 않다. 서울대학교 레크리에이션 교양 강의에서 캡사이신을 넣은 라볶이 먹기 대회를 하던 도중 이걸 먹은 학생들이 실려가는 소동이 벌어진 적도 있다.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2012년 2월 27일 방영분에 나온 여성 출연자의 경우 매운 음식을 좋아한 나머지 모든 음식에 캡사이신 소스를 뿌려 먹는 식습관 때문에 장이 약해지고 염증도 심했으며, 심지어 식도부터 위까지 다 헐어버린 상태였다. 그런데도 캡사이신을 끊지 못한다고.
물론 예외적으로 화성인 바이러스에 나오는 사람 가운데서 매운 맛을 광적으로 좋아하면서도 멀쩡한 사람도 있지만, 이런 특이한 체질이 아니라면 절대 따라하지 말자.또한 화성인 바이러스는 진위여부가 확실치 않다. 한마디로 주작일 수도 있다는 말.
대상포진의 진통제로 캡사이신이 함유된 크림을 사용하기도 한다. 처음엔 화끈화끈하다가 자꾸 바르면 해당 부위의 감각이 차츰 둔해진다. 말초에서 통증에 관계된 신경전달물질을 고갈시키고, 통증이 전달되는 신경 섬유 채널을 과포화 상태로 만드는 원리다. 마찬가지로 온찜질 대용으로 쓰이는 핫파스에도 캡사이신 등 매운맛을 내는 물질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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