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은 날로 껍질을 깎아 먹거나 요리에 이용한다. 과육은 중심부일수록 달고 부드러우며, 겉으로 갈수록 맛없고 단단해지기에 사과나 참외를 깎듯 과육을 최대한 남기기 위해 껍질을 얇게 깎는 것이 아니라 껍질에서 1~2cm 정도 간격을 두고 깎아내는 것이 정석이다. 지나치게 바짝 깎으면 맛없고 딱딱한 부위의 비율이 증가해 전체적인 맛이 없어지고, 실수로 껍질이 약간 남은 상태로 먹으면 굉장히 쓴맛이 난다. 예외로 잘 익어서 후숙까지 잘 된 허니듀(감로) 멜론이나 하미과 같은 것은 겉 부분도 달다.
멜론은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한 좀 까다로운 과일인데, 바로 후숙이 필요하다. 이 후숙 과정 없이 사 와서 바로 깎아 먹을 경우 굉장히 딱딱한 데다 씨앗이 있는 태좌 부분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그냥 수박의 흰 부분 먹는 맛밖에 없기 때문에 비싼 데다 맛도 없는 과일로 오해받기에 딱 좋다. 후숙을 하는 방법은 멜론을 사 와서 그대로 선반 밑과 같이 서늘하고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곳에 2~7일 동안 방치시켜 두었다가 시간이 지나고 멜론의 밑동 부분을 손가락으로 힘을 주어 눌렀을 때 말랑말랑한 느낌이 들면 그때 가서 깎아먹으면 정말 달고 맛있다. 더욱 시원하고 맛있게 먹으려면 후숙을 마치고 깎은 다음 접시에 담아 1~3시간 동안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먹으면 단맛이 더 강해진다. 이렇듯 맛있게 먹기 위해서라면 절대로 사 오자마자 깎아도 안 되고 깎지 않은 멜론을 냉장 보관해서도 안 된다. 물론 마트에서 멜론을 구입할 때 밑동 부분을 힘을 주어 눌러보고 말랑말랑하다 싶으면 사 와서 하루 정도만 후숙하고 먹어도 되지만.
이런 멜론의 특성상, 오히려 새로 들여온 비싼 멜론보다는 진열된 지 3~4일 정도 되어서 떨이로 싸게 판매하는 멜론을 사면 저렴한 가격에 더 빨리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참 희한한 과일이다. 대형마트에 가면 대부분의 일반 머스크 멜론은 4천~6천 원, 레드/블랙 멜론은 6천~8천 원 가까이 가는 꽤 비싼 과일이나, 떨이 코너에 30~40% 정도 할인 딱지가 붙은 멜론의 밑동을 눌러보면 '이거 뭉개지는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랑말랑하다 못해 물렁물렁해서 푹푹 들어가는 멜론이 있는데, 이런 멜론은 사 와서 바로 잘라먹어도 안 딱딱하고 맛있다. 다만 너무 지나치게 후숙이 된 밑동 부분의 일부는 과육으로서의 형태를 지니지 못하고 무너져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
이렇듯 후숙이 필수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수박이나 참외같은 다른 과일과는 달리, 떨이 판매 제품 중에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충격을 받아 깨지거나 금이 가서 내부가 보이는 멜론은 절대로 사면 안 된다. 후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막말로 이런 멜론은 하나에 300원에 판다고 해도 설탕 잔뜩 쳐서 잼을 만들거나 어떤 요리의 재료 정도로 쓸 것이 아니라면 그야말로 돈이 아깝다. 다만 최근에는 키위처럼 멜론도 미리 후숙된 상태로 판매해서 바로 먹어도 달다는 것을 강조하며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브랜드도 있다. 허나 이 경우에도 식감은 참외에 가깝고 멜론이 갖는 최적의 당도에 이르지는 못한 상태이므로, 사흘 정도는 후숙시켜야 달콤하고 무른 식감의 멜론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멜론은 칼륨이 매우 풍부하다. 그리고 이뇨 효과가 있어 몸의 부기를 빼고 신장 기능에 도움을 준다. 또한 비타민C가 함유되어 있어 피로회복 효과가 있다. 이 외에도 과육에 함유된 카로티노이드는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큰데, 특히 폐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멜론은 당분이 많기에 피로해소에 좋고 수분이 많아 체내 수분 보충에도 도움을 준다.
잘 익은 멜론 고르는 방법
멜론의 종류에 상관없이 잘 익은 멜론을 고르는 방법으로는 우선 같은 크기에서도 무게가 유달리 무거우며, 멜론의 밑동(배꼽) 부분을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3mm정도는 눌러졌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것이 잘 익은 멜론이다. 다만 눌렀을 때 너무 지나치게 말랑말랑한 멜론, 흰색 네트가 시커먼색인 멜론, 손으로 들었을 때 다른 것들보다 무게가 가벼운 멜론 등은 너무 익거나 썩어서 속이 곯아 쓰레기통으로 가야 할 것들이므로 사지 않는 것이 옳다.
참고로 재배농가에서는 보통 달지않을 경우 2~3일을 서늘한 곳에 보관하였다가 먹으라고 하지만 지나치게 달지 않은 멜론(거의 아삭한 오이, 무 정도의 식감&당도의 멜론)은 최소 7일 정도는 보관하는 것이 좋다. 썩지 않을까? 싶겠지만 외피가 잘 방어해서 의외로 잘 썩지 않는다. 더욱 빠른 숙성을 원한다면 마트에서 계산할 때 주는 누런 종이백이나 그것도 없다면 신문으로 감싸서 구석에 쳐박아두는 것이 좋다.
절대! 멜론이 상할까봐 냉장고나 기타 시원한 곳에 보관하지 않아야 하고 잘라서 보관해서도 안 된다. 멜론은 서늘하거나 외피가 없으면 정상적인 숙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뜻하지도 시원하지도 않는 곳에 그냥 둬야 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덜 익은 채 수확한 멜론은 후숙을 하건 뭘 하건 맛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