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요리/오이 영양에 대한 오해/오이 보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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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요리/오이 영양에 대한 오해/오이 보관법

오이는 비타민 C를 제외하면 함유한 영양분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그나마 있는 비타민 C도 딸기가 4배 더 많다.

이러한 이유는 동물에게 먹혀서 씨앗을 번식시키는 식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영양가가 없는 상태가 되면 동물들에게 먹혀서 씨앗 번식을 못하게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즉, 인간만 오이를 먹는다.

칼로리가 적고 수분 함량이 95%(고형분 함량 5%)일 정도로 물이 많다. 이는 '물/(물+물통)' 비율에 필적하거나, 오히려 우월한 수치이기도 하다. 이는 등산이나 트래킹등을 나갈 때 물통에 물을 담아가기 보다는 먹고나면 데드웨이트가 없어지는 오이를 들고가는 편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의미이며, 실제로 가볍게 등산하는 사람들이 물통 대신 많이 가지고 다닌다. 수분이 대부분이라 충분히 목을 축일 수 있고, 껍질째 먹을수 있어 칼이나 별다른 도구가 필요 없고, 비타민과 무기질 보급도 되며, 뱃속에서 출렁거리지 않고, 무엇보다 짐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



당분이 거의 없는 수분과 섬유질 덩어리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어이가 없을 정도로 열량이 낮아서 100 g당 9 kcal다. 소화시키는데 칼로리가 더 든다는 말도 있을정도. 때문에 식이 조절을 하려는 사람들이 포만감을 느끼고자 먹기도 한다. 식이조절에 도움이 되는 섬유질과 대사 과정에서 나트륨 배출에 도움을 주는 칼륨은 덤. 그래서 근육뭉침이나 근육경련 예방에 도움된다. 대신 너무 먹으면 영양실조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적당히 먹어야 하고, 다른 재료와 섞어서 조리하는 것은 삼가는 게 좋다.

그 외 시트룰린의 함유량이 많은데 이 시트룰린은 혈액순환을 도와주며 발기의 질을 높이므로 천연 비아그라라고 불린다. 그렇지만 다른 박과류에 비해 양이 적어서 남성들의 성 기능에 도움이 되는 식재료로서는 수박의 하위호환이다.

인간이 오이를 왜 먹게 되었는지는 여러 주장이 있지만 인간은 오염된 물에 저항력이 약하기 때문에 수분을 안전하게 섭취하기 위해서 키워 먹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그래도 오이가 인간에게 아주 맹탕은 아니다. 오이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며, 오이의 스테롤 성분은 혈관 속 콜레스테롤을 배출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팩틴이 풍부하여 장 운동에 도움되며 변비에도 좋다. 장속에 있는 여러가지 독소들을 흡수하여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도 한다. 칼로리도 낮기에 다이어트에도 도움된다. 다만 찬 성분이여서 몸이 차거나 장이 약한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오이의 비타민C가 오이 자체에 함유되어 있는 아스코르비나아제에 의해 파괴된다고 흔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사실이고, 정확히는 '변형된다'라고 하는 게 맞다.

환원형 비타민C가 아스코르비나아제에 의해 산화형 비타민C로 변하게 되는데, 이 산화형 비타민C도 결국 체내에서 환원형 비타민C로 되돌아갈 수 있어 비타민C로서의 효과는 동일하다. 심지어 체내 흡수율은 산화형이 더 높다. 오이와 비타민C가 들어있는 음식을 같이 먹는 거나, 비타민C가 들어있는 음식을 가열해서 먹는 거나 피차일반이다.

다만 산화형 비타민C에서 다시 한번 가수분해를 하면 산화를 거듭하여 다이케토글론산으로 변하는데, 이렇게 되면 비타민C로서 기능할 수 없게된다.



오이는 호불호가 굉장히 심하게 갈리는 식품 중 하나인데, 특히 오이 향을 싫어하는 사람은 오이를 극도로 혐오한다. 심하면 냄새만으로 구역질하기도 한다. 김밥 등 음식에 오이가 곁들여지면 골라내거나 오이가 닿았던 음식은 아예 안 먹기도 한다. 심지어 오이를 골라낸 젓가락도 사용하지 않는다. 정말 민감한 사람은 오이를 골라내도 오이 냄새를 인지할 정도라 주문할 때 아예 오이를 넣지 말아 달라고 한다. 다른 박과 식물보다 쓰임새가 다양하다 보니, 똑같이 싫어해도 현실에서는 오이를 마주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에 호불호의 대명사로 찍혔다. 가령 수박이 싫은 사람은 수박만 피한다면 딱히 만날 일이 없지만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각종 음식에 몸을 담근 오이와 일전을 치러야 한다.

이러한 혐오 반응은 유전적 문제일 수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오이를 포함한 박과류에게 유난히도 쓴맛을 강하게 느끼는 유전자가 있다고 한다. 이런 사람은 오이뿐 아니라 수박, 참외, 멜론 등 박과 식물들에서도 혐오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들은 오이에게서 극도의 쓴맛을 느낀다는 것이다. 참고로 유전적으로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오이류(박과)뿐만 아니라 술(알코올)에도 비슷한 반응을 보여 못 먹는 다고 한다. 즉, 술에 약한게 아니라, 술이 너무나도 써서 못 마신다는 것이다.



오이는 그냥 날로 먹기도 한다. 한국에선 고깃집 등에서 풋고추와 함께 내놓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주로 쌈장에 찍어 먹는다. 가끔 초중고등학교 급식 메뉴판에 '야채스틱'이라고 적혀 있고 실제로는 오이나 당근 썬 것이 나오는 낚시 아닌 낚시가 나오기도 한다.

영양소가 별로 없고, 고유의 풍미가 모호하면서 수분만 잔뜩이기 때문에, 오이를 부재료로 사용한 요리들은 있어도, 오이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요리는 별로 없다.

조리하면 식초와의 궁합이 좋은 편이라 오이피클이나 냉국, 지금은 잘 안 보이는 전통 요리인 오이선 같은 식초를 이용한 요리가 많다. 편수라는 개성식 이북 만두에도 들어가는데, 오이의 물기를 짜낸 뒤 살짝 볶아서 다른 볶은 재료들과 함께 만두피에 싸서 쪄 먹는다.

일본의 관광지에서는 오이를 설탕 등을 첨가한 식초에 통으로 절여 나무젓가락 한 짝을 꽂아 팔기도 한다. 늙어서 노랗게 된 오이(노각)도 요리로 쓴다. 맛은 기존의 오이보다 청량감은 조금 덜하지만 씹는 질감이 참외와 비슷하다. 오히려 냉국에는 노각을 쓰는 게 더 맛이 좋다고 한다. 대신 노각으로 만들면 수확량이 확 줄어들게 되니 타산은 안 맞다. 요즘은 대부분 날 것으로 먹지만, 이전에는 오히려 익혀 먹는 게 더 많았다고 한다. 단, 노각 중에는 간혹 쓴맛이 나고 식감이 물렁물렁한 것도 있어서 호불호가 갈린다.

베트남 요리에는 어디에나 오이가 들어있다. 바인미(bahn mi)에는 기본으로 꼭 들어있고 짜조(cha gio)도 종종 들어간다. 그 외에 분짜(bun cha) 국수의 소스에도 들어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러시아에서도 오이를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러시아 요리에 오이가 많이 들어간다. 보드카 안주로 생오이를 곁들여 먹는 등 생오이도 많이 먹는 데다가, 한국에서 김치를 해 먹는 만큼이나 여기서도 오이 절임을 많이 해 먹는다. 오이맛 스프라이트가 나온 곳도 러시아다.

터키에서도 오이는 아예 샐러드감(Salatalık)이라고 불리며 샐러드의 단골 재료로 쓰이며, 여름철에는 오이를 수레에 싣고 다니며 즉석에서 칼로 껍질을 벗기고 십자 모양으로 칼집을 낸 다음에 살짝 소금을 뿌린 것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목마를 때 먹으면 시원하고, 맛도 좋다.

과거 19세기의 영국에서는 커리에 오이를 넣어 먹기도 했다. 당시 신선한 오이를 먹을 수 있던 것은 귀족이나 젠트리, 부유한 상류층이었으므로 커리가 영국에 막 소개된 당시 상당히 고급스러운 음식이었던 것이다. 오이가 귀했던 탓에 상류층들이 티타임을 가질 때 오이 샌드위치를 자주 곁들여 먹었으며 이 전통은 아직까지도 이어져 내려와 엘리자베스 2세의 공개된 식단을 보면 오이 샌드위치가 자주 테이블에 오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전통 영국식당에서는 얇고 길게 저민 오이를 담가 오이향이 배인 오이물이 나오기도 한다.



오이를 신문지로 싸서 꼭지가 위로 가도록 세워서 잘라낸 페트병 등에 담아 냉장보관하면 10일까지도 싱싱한 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신문지 대신 키친타월이나 랩으로 싸도 도움이 된다. 페트병 대신 비닐팩 등에 넣어서 보관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