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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모델들은 일반적으로 하이패션 컬렉션에서 발가락이 으스러질 정도로 많은 활동을 한 후에야 빅토리아 시크릿 같은 커머셜 쇼에 서면서 엄청난 유명세를 얻는다. 지젤 번천 역시 이 케이스이다. 특히 번천은 일할 때 스탭들이 질릴 정도로 까탈스럽게 완벽을 추구하지만, 프로 정신 하나는 확실한 것으로 유명하다. 외모와 몸매 모두 하이패션과 커머셜에 다 선호하는 타입이라 개런티 협상에 실패하여 빅토리아 시크릿과의 재계약이 결렬된 이후에도 양쪽 모두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톰 브래디와 결혼하여 두 아이를 낳은 지금도 "세계 최고의 모델"로 손꼽히고 있으며, 1980년대에 활약한 유명 슈퍼 모델들조차 번천을 최고의 모델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커는 정반대의 경우다. 그렇게 하이패션에서의 활동이 민망할 정도로 미미하다가 2007년에서야 재계약이 불발된 지젤 번천의 대타로 빅토리아 시크릿의 런웨이 모델로 발탁됨과 동시에, 그 해 말에 당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할리우드 스타 올랜도 블룸과의 열애설이 터졌다. 커는 처음에는 블룸과의 스캔들에 대해 친구라며 한 차례 부정했으나, 함께 있는 모습이 계속 파파라치에 의해 포착되자 결국 교제 사실을 인정했다. 블룸 덕분에 차차 유명세를 얻어갔고, 빅토리아 시크릿 엔젤의 메인 모델로 올라서면서 "빅토리아 시크릿의 귀여운 엔젤"로서 이름을 알린 후에 하이패션으로 활동을 넓히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그래서 커는 블룸과의 만남 이후에도 쭉 "남친(남편) 버프를 받았다."는 평이 대세다.
실제로 이미 2013년 10월 말에 발표된 이혼 이후에 커가 모델로 나온 엘르 중국판 2014년 1월호 표지에도 "精灵王子之后(요정 왕자의 비)"라고 큰 활자로 적혀 있는 것을 보면, 그녀의 이미지에서 블룸이 차지하는 위상을 알 수 있다. 물론 팬들은 커가 최근 몇 년간 모델 수입 랭킹에서 상위권이라는 점을 들어 반박하지만 수입과 커리어는 엄밀히 말하면 별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커의 수입 대부분은 모델 활동 수입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커가 런칭하고 직접 모델로까지 활동하는 유기농 화장품 사업과 직접 디자인에 참여하고 모델로도 활동하는 로얄 알버트 도자기 사업에서 나와서, 최근에는 커의 모델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비판하는 반응도 있을 정도다.
본인 커리어에서 중요한 하이패션에서의 활동은 시망이라는 평을 듣는다. 최근 몇 년까지만 해도 꾸준히 유명 브랜드의 런웨이에 섰으나 긍정적인 평을 들은 적은 거의 없다. 특히 샤넬, 크리스찬 디올, 발렌시아가 같은 네임드급 패션 하우스의 컬렉션의 런웨이에 등장했을 때 사진이 뜰 때마다 "안 어울린다.", "커에게 하이패션은 진짜 안 맞는다." 등의 반응 일색이었다. 이런 면은 커의 웬만한 팬들도 인정하는 편이다. 사실 빅토리아 시크릿 엔젤로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에 이 후광에 힘입어 한 하이패션 커리어도 별로라는 반응이 꽤 많았다. 이후 2007년 말부터 블룸과 사귀고 결혼하여 함께 살던 시기에 빅토리아 시크릿의 엔젤로서 이름을 널리 알렸으나, 2010년 초에 빅토리아 시크릿과 했던 3년 전속 계약을 2013년 초에 연장하지 못해 결국 활동을 마감했다. 공식적으로는 커가 다른 길을 원했다고는 하지만, 커가 빅토리아 시크릿의 매상에 도움을 주지 못해 방출됐다고 보는 것이 대세. 하지만 팬들은 커가 전술된 번천처럼 빅토리아 시크릿과의 개런티 협상에 실패했다거나, 아이 엄마가 된 시점에서 장기적으로 볼 땐 빅토리아 시크릿 엔젤로서의 이미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서 자발적으로 나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빅토리아 시크릿 엔젤로서 잘 나가던 시기에도 하이패션에는 꾸준히 도전해 왔지만, 솔직히 커의 하이패션 화보는 <도전! 슈퍼모델>에서의 아마추어 모델들보다 안 어울린다는 평을 받는다. 하이패션계는 예쁘다거나 섹시하다는 평이 아닌 "마르고 포스 있다."는 평이 나와야 하고, 모델 그 자체만이 아니라 걸치고 있는 패션과 전체 배경과 잘 융합되어 사진이 눈에 들어와야 하는 것이 하이패션 화보인데, 커가 하이패션에 나온 것을 보면 그냥 깜찍한 얼굴의 미소녀가 어설프게 포즈 잡은 정도에 불과하다. 다른 모델들이 찍은 하이패션 화보와 비교하면 모자라는 점이 확연히 부각될 정도로 어색함이 심하다.
또 하이패션 패션쇼에도 꾸준히 서고는 있지만, 다른 하이패션 전문 모델들만큼 많이 마른 편은 아니라 하이패션 모델로서 외적인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그리고 모델 커리어의 시작이 커머셜 쪽이라 예쁘게 보이는 데에 중점을 두며 활동해 왔기 때문인지 하이패션 쪽 분위기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는 평도 나온다. 크리스찬 디올 런웨이에서의 일이 이 평가를 잘 뒷받침해 준다. 런웨이에 선 모델들 중 가장 키가 작고 살이 붙은 체형인데 모두 무뚝뚝한 표정을 고수하고 있는 다른 모델들 틈에서 혼자 눈웃음을 쳐주는 센스까지 발휘하여 튀는 모습을 보였다. 하이패션 런웨이에 선 모델들은 무뚝뚝한 표정을 요청 받는데도 혼자 저런 것이라 당연히 좋지 않은 평가가 나왔다. 이렇게 하이패션에 외적으로도 안 어울리고 분위기도 잘 파악하지 못한 탓에 하이패션 화보도 아주 까다로운 미국이나 프랑스 보그에서는 못 나오고, 오스트레일리아나 아시아권 혹은 하이엔드의 극을 달리는 잡지가 아닌 다소 대중성을 추구하는 모드계 잡지에만 나왔다.
한편 '커가 너무 대중을 의식한다', '작위적이다' 등의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원래 커의 컨셉 자체가 "베이비 페이스의 친근한 미인"이고, 본래 커머셜 쪽 모델이라 대중에게 노출되는 일이 많으니 자기 밥줄 자기가 챙겨 대중들 의식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볼 수만은 없다. 의도됐을지언정 예쁜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보여지는 게 생명인 모델을 직업으로 택한 것에 따르는 의무이므로. 실제로 커의 미모와 몸매를 선망하는 팬들 대부분은 커가 파파라치 사진에서조차 한결같이 꾸며서 예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꾸준한 자기 관리를 보여주는 것이라거나, 직업의 연장선상에서 하는 일이라며 프로답다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블룸과 연애하여 인지도를 쌓았단 비판이 있지만, 블룸과 연애하며 얻은 인지도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블룸 덕분에 파파라치 사진이 많이 찍혔기 때문에 워낙 대중적으로 얼굴이 알려져 있다보니 화보를 볼 때 커의 얼굴에 먼저 시선이 가는 문제가 있다는 것. 사실 커가 화보를 못 찍는다는 비판은 예전부터 있어 왔기에, 인지도의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는 것까지 나갈 필요도 없다는 분석도 있다. 자연스럽게 파파라치 사진에서는 잘 꾸민 예쁜 모습을 드러내서 호감을 얻을 수 있었으나, 프로 작가와 작업하는 화보에서는 예쁜 모습이 아닌 착용한 패션과 분위기를 잘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럴 만한 능력이 없어서 결과물이 좋지 못한 것 같다는 냉정한 평가가 있다.
게다가 한혜진이 밝혔듯이 대기실에 개를 데리고 왔는데, 그 개가 한혜진의 옷을 손상 시켰다. 이 정도면 당장 모델업계에서 매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