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푸틴은 키예프에 핵폭탄을 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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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푸틴은 키예프에 핵폭탄을 쏠것인가?"

 

키예프 전투/키이우 전투는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개전일부터 지금까지 벌어지고 있는 전투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키이우) 점령을 시도하는 러시아군과 이를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일반적이었다면 러시아에서 서쪽으로 꽤 떨어진 키예프가 전쟁 개시와 동시에 최전선이 되지는 않았겠으나, 사실상 러시아의 위성국인 벨라루스 공화국이 러시아군에게 국경을 열어주었기 때문에 벨라루스 국경에서 불과 90㎞ 거리밖에 안 되는 키예프가 개전일부터 최전선이 되었다.

개전일인 24일에는 아직 키예프로 러시아 지상군이 도달하지는 않아 체르니히우에서 교전이 벌어졌으며, 인근 지역에 강하한 러시아 공수부대 정도만이 활동했다. 그 다음 날인 25일엔 러시아군의 2차 공세가 있었으나 우크라이나군이 키예프 북부로 통하는 교각을 성공적으로 폭파함으로써 진격이 일시적으로 정지되었다. 이런 지상군 간의 전투와는 별개로 키예프에는 미사일을 위주로 한 공습이 지속되고 있다.



키예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이며 러시아라는 국체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전쟁이 시작되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와 휘하 내각이 결사 항전을 부르짖으면서 키예프를 떠나지 않고 있으며, 전 대통령인 페트로 포로셴코와 키예프 시장인 비탈리 클리츠코까지 총을 드는 등 결사 항쟁의 구심지가 되고 있다. 사실상 다른 우크라이나 지역은 몰라도 수도만큼은 점령해야 전쟁에서 이겼다는 명분이나마 들이밀 수 있기에 러시아가 수도쪽으로 병력을 많이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푸틴이라는 인물 자체가 2차 체첸전쟁에서의 승전으로 인기를 끌면서 대통령에 오른 인물로 조지아 전쟁과 시리아 내전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유로마이단에 반발한 크림반도 주민들을 끌여들여 크림반도를 편입시키는 행적으로 본인의 지지율을 높게 유지했는데, 이번에도 빠른 속도로 군대를 진격해 우크라이나 수도를 점령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고 지지율을 다시 상승시킬 심산이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격렬한 저항 때문에 러시아군의 피해가 생각 외로 커진 상황에서, 러시아는 키예프를 최대한 빨리 점령해야 승전을 주장할 최소한의 명분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키예프를 빨리 함락하지 못하면 자존심이 팍 구겨지게 된다.

또한 러시아 시민들도 당초 국지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생각했지만, 푸틴이 전면전을 일으켜서 징집병들도 전장에 끌려갈 지경이 되자 친푸틴 인사들도 전쟁에 반발하는 성명을 잇따라 내는 등 반전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아예 탄핵 서명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푸틴은 2018년 연금개혁 때처럼 지지율이 폭삭 내려앉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 와중에 서방권은 러시아 경제에 치명타를 날리는 제재를 줄줄이 내놓고 있으며, 그 강도도 점차 강해지는 중이고, 더불어 세계 각국, 심지어는 러시아 본토에서조차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규탄 성명과 시민들의 반전 집회가 들불처럼 일어나는 등 국제적으로도 러시아는 완전히 고립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설령 전쟁에 승리해도 경제가 엉망진창이 될 것은 불가피하니 푸틴이 이전과 같은 지지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이미 2014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치명적인 제재들이 가해지고 있어서 러시아 경제는 글자 그대로 침몰중이다. 전쟁은 돈이 있어야 지속할 수 있는데, 경제가 흔들릴 정도의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장기전은 러시아의 국력에 치명적인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러시아 경제가 소련 해체 직후 수준처럼 몰락할 수도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는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버티기만 해도 러시아에게 충분히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애초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면 친러 정권을 세우는 한편 반러 인사들에 대한 대규모 숙청을 자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크라이나의 민·관·군이 힘을 합쳐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는 상태다. 즉, 아무리 수도를 점령해도 결국 우크라이나 국토 전역을 점령하지 않는 이상 전투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마치 한국이 6.25 전쟁 당시 국토의 70~80% 이상을 빼앗기고도 낙동강 방어선에서 항전한 것과 같이 말이다.

이미 우크라이나는 전국민이 반러 감정으로 격앙되어 있으며, 따라서 마지막 순간까지 저항할 가능성이 높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크라이나 서부의 리비우를 비롯한 갈리치아 3주 지역은 전통적으로 반러 성향이 매우 강한 지역들이라 수도가 함락된다고 해도 끝까지 죽기살기로 러시아군에게 맞서싸울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키예프 함락 및 이후 전쟁 진행에서 완전히 패하면, 러시아군이 한동안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며, 친러 괴뢰정부가 수립되고, 친서방 정책은 자동 폐기되며, 계엄령 상태에서 자유를 통제 당하고, 1인당 GDP 등의 국민 생활 수준 향샹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수도의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수도가 함락된다면 지도부가 다른 곳으로 위치를 옮기지 않는 이상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약해질 수 있으나, 기존에 비해 꺾인다는 것이지 러시아의 행위와 추후에 일어날 일들을 생각해보면 헤어날 수 없는 수렁이 되는 건 마찬가지다.

이미 점령된 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인들이 시위 및 저항을 지속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군의 병력이 부족한 탓에 점령한 지역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다고 병력을 추가하기엔 보급 능력이 떨어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며 오히려 게릴라 전술과 기습에 계속해서 노출되는 상황이다. 즉, 주요 도시를 점령해도 완전히 점령할 수 없으며 오히려 병력 부족으로 인해 통제조차 못하는 수준이라 계속해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점령지를 통제할 병력을 늘리면 반대로 진군할 병력이 줄어드는 등 답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체를 점령한다는 것은 말그대로 불가능하며, 완전히 친러 성향의 주민들 비중이 높은 지역이 아닌 이상 스스로 물러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물론 러시아군의 기계화 군단과 포병전력, 항공전력을 바탕으로 체첸 전쟁 때처럼 열압력 탄두나 소이탄, 백린탄 등을 사용해서 키예프를 갈아버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부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대외적으로는 테러리스트 소탕과 국내 안정화가 명분이었던 체첸 전쟁과는 다르게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도 명백한 침략자의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량살상무기로 키예프를 공격해서 엄청난 민간인 사상자가 나온다면 우크라이나의 복수심만 불태울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악랄한 전범 국가로 낙인 찍혀 제재의 강도도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전략 폭격을 감행하는 것은 자칭 "네오 나치를 척결하겠다"는 러시아의 전쟁 명분 자체를 날려먹는 짓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칠 적절한 명분이 없어서 일부 반데라주의자들의 활동을 부풀려 유대인인 젤렌스키도 네오 나치라고 우기고 있는데, 젤렌스키는 러시아어를 모어로 사용하여 친러성향 주민들의 지지를 압도적으로 많이 받아 당선된 데다가 집권당인 인민의 종도 급진 친서방 정당과 친러정당 사이의 중간에 위치하는 중도적인 스탠스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젤렌스키가 미숙한 정치력과 외교력, 구설수로 전쟁 직전에는 지지율이 20~30%대에 머물 정도로 국민들의 신임을 얻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푸틴은 젤렌스키의 반대세력 중 상당수가 친서방 정당 지지자임을 간과한 채로 어설프게 계략을 짜다보니 네오나치라는 헛웃음 나오는 구호를 내걸면서 명분적으로 철저하게 실패한 것이다. 오히려 지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과거의 나치 독일과 비교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물론 유로마이단 과정에서 자유당같은 네오나치 정당들이 장관직을 차지하는 등 세를 보였던 적이 있었으며, 현재도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의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나치게 과격한 주장을 하고, 이것이 동부의 친러세력을 자극하면서 결국 군소정당으로 전락한 상태이다. 러시아가 이들을 핑계로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명분으로 삼기에는 너무 부족했다. 이런 논리라면 러시아에서 극우정당인 자유민주당이 10%대의 지지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서 러시아 침공을 감행해도 정당화가 된다.

그리고 러시아인들, 특히 소련 시절을 겪은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키예프는 그리 먼 동네가 아니다. 키예프는 역사적으로 모든 루스 도시들의 어머니이자 소련 시절 제3의 도시로 수많은 현재 살아 있는 러시아인들이 친척, 가족, 친구, 추억을 두고 있는 곳이며, 문화 정치적 가치에 있어서는 헤아릴 수도 없이 더 민감하고 중요한 도시이다. 지금도 러시아에서 대규모 반정부 반전 시위가 터지고 있는 마당에 수백만 러시아인들에게도 가깝고 소중한 장소인 키예프를 가루로 내면서까지 점령한다는 건 그 정치적 손해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점령된 지역에서도 시위 및 저항이 계속되고 있거니와 현재 러시아군의 병력 규모로는 점령지를 제대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매우 힘들 수 밖에 없다.



사실상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으로, 러시아군이 일방적으로 우세할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우크라이나군이 연료가 고갈되어 버려진 러시아군 차량들을 노획했다는 보고가 이상할 정도로 많이 들려오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으로 애초 계획한 작전 기간보다 시일이 더 오래 걸리게 되면서 보급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해 동원한 20만 대군을 한번에 모두 투입하지 못하는 이유가 다름 아닌 보급난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그 막강하다는 러시아군의 기갑부대가 연료 부족으로 인해 너무나 쉽게 무력화되어서 군사력 2위 국가답지 않은 저열한 수준을 대놓고 보여주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측이 수시로 러시아군 보급 수송대를 습격해 보급선을 교란하는 한편, 민간인들에게 연료에 설탕을 넣어 못 쓰게 하라고 지침을 내리는 등 보급물자의 현지 조달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군이 각지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등 잔악한 행위를 연이어 저지르고 있어 친러 성향이 강한 남부-동부에서마저 러시아군에 등을 돌리는 시민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보급선이 재정비될 때까지 진격 속도가 늦춰지고, 그에 비례해 러시아군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애초에 러시아군은 운송 수단 등의 문제로 보급능력이 떨어진다고 이미 잘 알려져 있었다. 거기에 서유럽과 미국의 제재로 인해 장기적으로 보급에 더욱 차질이 빚어질 예정이다.

결정적으로 라스푸티차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 안그래도 심각한 보급 문제에 치명타를 날릴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포장도로에만 의존할 경우 제공권이나 점령지를 완전히 장악한게 아니라면 게릴라들의 기습에 매우 취약해진다. 자칫하면 우크라이나 내에 있는 러시아군이 보급품 고갈로 돈좌되어 포위 및 고립될 수도 있으며 고립된 러시아군을 상대로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할 수도 있다. 또 우크라이나인들이 교통 표지들과 표식들을 모두 제거한 탓에 러시아군이 길을 잃어버리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마치 베트남전 당시의 미국처럼 러시아가 자만하다가 오히려 엄청난 피해를 받고 있다. 아직까지 도시를 완전히 점령하지 못했음은 물론 제공권도 장악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였다. 이 때문에 러시아군의 전술적 실수 및 군사적 결점 노출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키예프 정도 규모의 대도시를 완전히 함락하려면 반드시 시가전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해당 문서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아무리 군사력이 강한 국가라도 대도시에서의 시가전만큼은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바로 러시아가 겪어봤던 스탈린그라드 전투만 해도 엄청난 출혈이 있었으며, 현대전이라 해도 이라크 전쟁의 팔루자 전투나 러시아가 고전했던 체첸 전쟁의 그로즈니 전투도 있기에 현재로서는 전투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키예프는 팔루자나 그로즈니와는 격을 달리하는 수준의 대도시다. 300만 명에 달하는 민간인과 정부, 그리고 군대가 일치단결하여 죽음을 각오하며 항전하고 있으니 러시아군의 인적·물적 손실은 그로즈니 전투가 애교로 보일 정도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상대가 그 러시아군이기도 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2차 체첸전 당시의 그로즈니 시가전 사진을 들고 와서 잘못하면 키이우도 이렇게 되는 거 아님? 이라는 우려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근데 문제는 그로즈니하고 키이우는 전제조건 자체가 다르다.

그로즈니는 그 넓다는 러시아 내에서도 진짜 듣보잡에 가까운 도시였다. 물론 인구 30만명으로 나름 큰 도시긴 하지만, 이 정도로는 러시아 도시들 중에서 인구로 10위 내에도 못 들어간다 (10위는 113만명인 로스토프나도누)게다가 역사적으로도 러시아에 편입된 건 비교적 짧은 1818년이고, 외지인이나 다름 없던 이슬람 체첸인들이 주축인 도시다 보니 러시아인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먼 느낌이 드는 도시다.

반면에 키이우는 모든 면에서 그로즈니와 전혀 다르다. 우선 인구만 300만명으로 인천광역시 인구하고 비슷한 수치다. 러시아 내부로만 따져도 161만명인 노보시비르스크를 훌쩍 뛰어넘어 3위를 찍는 수이다. 물론 지금은 피난민 감안해서 5분의 1로 감소했다고 쳐도 남아있는 인구들이 모두 시가전 펼치고 결사항전 외치면 러시아 입장에서도 답 없다.

역사적 배경도 전혀 다른게, 슬라브 민족 최초의 국가라는 키이우 루스의 발상지이자 수도라는 엄청난 역사와 정통성을 지닌 도시다. 당장 키이우에 있는 성 소피아 대성당만 해봐도 무려 1037년 키예프 공국 시절에 러시아의 세종대왕 취급 받는 야로슬라프 1세가 지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역사를 자랑하는 건축물이다.

러시아인들 입장에서도 키이우는 전혀 낯선 이방인들의 도시가 아니다. 전쟁 터지기 전에 러시아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보면 허구한 날 올라온 게 키이우 관광 인증글, 키이우에 있는 친지들 보러 간 글이었다. 소련 시절까지만 해도 키이우는 러시아 국민의 자존심이자 영혼의 고향이나 다름 없는 곳이었고 이는 소련 해체 이후에도 상당수, 어쩌면 지금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푸틴이 이걸 무시하고 키이우를 그로즈니로 만들어버린다? 그 몽골제국밖에 하지 못했던,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있다는 '네오 나치들'조차 하지 않은 키이우 소각을 다름 아닌 키이우 루스의 정통 후손이자 대슬라브주의의 맹주라고 자처하는 러시아 정부가 스스로 해버린다? 결국 러시아는 최후의 비루한 명분인 '네오 나치 처단'조차 잃어버리게 되어버린다. 러시아는 최악의 자충수를 하나 더 두는 수 밖에 되지 않는다.

문제는 푸틴이 이성을 잃었다는 게 사실상 기정사실이 되어가고 있어서 진짜로 가능성을 배제해 둘 수 없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러시아가 국제 사회의 비난을 감수하고 레닌그라드 공방전처럼 도시를 포위해 고사시키려 시도할 수도 있다.

실제로도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전쟁 범죄들을 저지르고 있다는 정황과 증거들이 곳곳에서 적발되었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재 및 비판 정도만 하고 있다. 그래서 러시아는 강대국이라는 지위와 힘을 앞세워 각국의 비난을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된 러시아군의 열악한 보급 문제 떄문에 실제로 포위망을 구축하기는 좀처럼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키예프 같은 대도시를 포위하려면 그에 걸맞은 대규모 지상군을 넓은 면적에 투입해야 하는데, 투입된 병력이 늘어남에 따라 보급 수요도 당연히 치솟게 되고 이는 안 그래도 빈약한 러시아군의 보급선에 심각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보급 문제는 현실적으로 러시아군의 발목을 붙잡는 중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의외로 잘 막아내자 우크라이나에 군수물자·보급품·자금 지원을 하는 나라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양국간의 군사력 격차도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이러면 우크라이나가 포위된 상황에서도 장기전으로 끌고 갈 힘이 생기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단순히 고사작전으로 키예프를 점령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진다.



러시아군이 기어이 대량살상 무기와 생화학전을 준비 중이라는 뉴스가 나오면서 자칫 대량 학살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에게 매우 암담한 소식이며 키예프에는 다수의 민병대가 방어전에 참여하고 있기에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여기에 러시아인과 달리 키예프에 대해 아무 감정이 없는데다 전투력이 높고 시가전에 능숙하다는 평가를 받는 체첸 공화국 출신 부대가 투입되는 등 러시아 측에서도 수도를 단기간에 확실히 점령하고자 대공세를 펼치고 있다.



TOS-1 부라티노, 2S7 피온, 9K720 이스칸다르, 기타 여러 대량 살상에 특화된 무기들이 키예프 근처로 지속적으로 몰려들고 있으며, 이 중에는 아예 도시 파괴에 특화된 무기들도 있기 때문에 전투가 기존보다 훨씬 더 격렬해질 전망이다.

러시아군은 대량살상무기를 투입한 이상 키예프를 반드시, 그것도 최대한 빨리 함락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건물들을 완전히 파괴할 목적으로 공격한다면 민간인들까지 대량 학살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크라이나군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는 의문인 상태. 이 중에서 일부 무기는 제공권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용하기가 힘든데, 아직도 러시아가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전투 상황을 지켜보아야 한다.



러시아 측이 결국 핵 위협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상술한 모든 수단이 불가능할 경우 핵공격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군사력이 러시아에 비해 매우 떨어지는 우크라이나를 단시간에 점령하지도 못하고 진격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핵까지 꺼낸다면 러시아 스스로 이 전쟁에 대한 패배를 시인하는 셈이 된다. 당연하지만 전 세계는 물론 자국 내에서도 조롱거리가 될 것이 뻔하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도네츠크 협정으로 우방국의 비핵화라는 명분 하에 1994년 자국의 핵무기 2300여 기를 폐기 처분하거나 러시아에 양도했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키예프나 다른 도시에 핵무기를 투하한다면 러시아는 국제적인 맹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며 국가 신용도도 밑바닥을 찍을 것이다. 무엇보다 핵무기를 사용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타국이 전쟁에 참전할 절대적인 명분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되면 중국이 매우 골치가 아파지는데, 바로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핵공격을 맞을 경우 핵우산을 가동하면 대미 공조를 벌이던 러시아와 핵전쟁을 벌여야 하는 판이고, 그렇다고 가동하지 않는다면 강대국의 핵우산 보장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신호를 전 세계에 알리면서 대한민국과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의 핵개발 저지 명분이 사라진다.

현재 푸틴은 러시아 내에서도 반대 시위가 크게 일어날 정도로 지지층을 많이 잃은 상황이기에, 진짜로 핵을 투하해도 지지율을 올리긴커녕 전범으로 낙인이 찍힐 것이 뻔하다. 하지만 막다른 궁지에 몰리면 독재 국가 특유의 '지도자의 광기 어린 판단'으로 실제로 핵을 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가 없다는 것은 명백한 위험 요소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수도 키예프를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있지만 전력의 한계로 다른 전선에는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크림 반도에서 진격해 북진하는 남부 전선에서는 헤르손 공세를 통해 러시아군이 상당히 성과를 올리며 점령지를 빠르게 넓혀오고 있다. 물론 키예프가 수도이며 3대 전선 중 가장 중요하다지만 이대로 다른 전선에서 계속 밀리고 밀리면 언젠가는 우크라이나 국토 대부분이 점령되는 결말을 맞고 키예프도 남쪽까지 포위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키예프 전투가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젤렌스키가 직접 언급한바, 전투가 매우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장기적인 항전을 위해, 러시아는 전쟁의 주도권을 굳히기 위해 반드시 승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