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는 우루과이를 이기면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입장이었지만, 2-0으로 패배하면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이 포르투갈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우루과이가 추가골을 득점하지 못하면서 다득점에서 밀린 우루과이를 함께 집으로 돌려보내는데 성공했다. 겸사겸사 16강 진출국이 된 아시아의 강호 대한민국을 상대로 소중한 1승도 챙겨가면서, 비록 패배한 입장이지만 나름 기분좋게 짐을 쌀 수 있게 되었다.
가나와 우루과이의 악연은 아주 지독했었다. 12년 전 월드컵에서 루이스 수아레스가 가나의 득점기회를 핸들링으로 막아버린 일명 신의 손 사건으로 가나가 최초로 아프리카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최초로 아프리카 국가가 4강에 진출할 기회를 무산시킨 주범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나뿐만 아니라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까지 수아레즈에게 큰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경기 직전에 수아레즈는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하면서 화가 나 있는 가나 국민들의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그래서 가나 관중들도 한국이 포르투갈을 역전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나가 지고 있음에도 일제히 코리아를 외치면서 우루과이의 광탈을 기도했다. 로렌스 아티지기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은 물론이고, 2-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능적으로 시간을 끄는 수단까지 동원하면서 우루과이가 16강에 오르는 경우의 수를 막았다. 그렇게 우루과이를 함께 데려가는 결과를 이뤄냈다.
특히 가나의 주장 안드레 아이유는 남아공 월드컵 때 국가대표로 승선해 가나의 탈락을 직접 지켜봤던 선수이고, 다른 젊은 선수들도 어린 시절에 가나의 탈락의 순간을 봤을 선수들이 대다수였다. 그는 2차전에서 한국을 3:2로 꺾은 이후 한국이 포르투갈과 동등한 경기력이었다고 언급하며, 대한민국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여 한국 축구팬들에게 희망을 줬었는데, 실로 기가 막히게도 아이유의 축복이 통했다. 게다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PK를 실축하여 대한민국의 16강행에 힘을 크게 실어준 건 덤. 비록 가나가 16강에 진출할 기회를 놓쳤지만, 우루과이를 탈락시키는 결과를 만들었으니 복수에는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는 셈이다.
경기 후 팬들도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애초에 H조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가나인 만큼, 우루과이를 떨어뜨린 것이 더 기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수아레스가 전성기 시절부터 이빨 공격, 신의 손, 인종차별 등 비난받을 일들을 워낙 많이 했다 보니, 가나 외의 국가 사이에서도 우루과이의 탈락과 악동 수아레스의 눈물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은 거의 없다. 사필귀정이라는 평가 또는 조롱의 반응이 많으며,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Tears of 'the devil'"(악마의 눈물), 더 타임즈는 "Karma"(업보)라는 단어로 1면 기사를 장식했다.
가나 외에 많은 아프리카 국가도 가나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승리와 우루과이의 나락에 환호했다. 루이스 수아레스의 신의 손 사건이 아프리카 최초의 4강행을 막았던 만큼, 가나뿐만 아니라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도 우루과이의 조별리그 탈락을 통쾌해하는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우루과이와 같은 아메리카 국가인 멕시코도 대한민국의 승리를 축하하며 일제히 수아레즈의 업보를 통쾌해 했다. 멕시코의 경우, 직전 대회(러시아)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스웨덴에 졌음에도 독일을 잡은 한국 덕분에 스웨덴과 동반진출했었다. 이 때문에 당시 멕시코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는 한국 네티즌의 반응이 많았다.
한편 대한민국과 같은 토너먼트 블럭에 있는 일본도 그 어떤 경기보다 한국의 승리를 주목했다. 양국이 8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이 모두 승리하여 일단 매치가 성사된다면 무려 월드컵 본선 8강이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아시아 최초 월드컵 원정 4강 진출이라는 기록을 두고 역대 최고의 한일 단두대 매치가 실현되는 게임이 될 것이기에 한국뿐만이 아니라 일본에서도 설마하는 심정을 가지고 있다. 다만 8강에서 한일전이 성사되려면 일본은 직전 월드컵에 준우승한 크로아티아를, 한국은 피파랭킹 1위 브라질을 이겨야 한다.
한일 양국의 관계를 떠나 동방의 두 나라가 유럽 강호를 격파하고 16강에 갔다는 사실에 동아시아의 승리라면서도 뭔가 하나가 빠진 것 같다며 중국을 놀리는 반응도 일본 내 많은 호응을 받았다. 카타르 월드컵 전 경기를 중계한 뉴미디어 채널 ABEMA의 중계진은 황희찬의 역전골 장면에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