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대표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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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표의 승부수

이낙연 대표의 승부수
윤석열, 이낙연의 낚싯밥 운명

“수사지휘권 행사가 불가피했다는 대통령 판단도 부정하고 국민의 대표가 정부를 통제한다는 민주주의 기본원칙도 무시하는 위험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검찰의 민주적 통제는 더욱 중요해졌다. 공수처 설치의 정당성과 절박성을 입증했다.”

이낙연 대표의 대검 국감 요약이자 민주당의 역할을 강조하는 한편, 윤석열에게 보낸 강력한 사퇴 메시지다. 이 대표의 시의적절하고 분명한 태도에 주목한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시민들은 '행동'을 원한다. 절대 의석으로도 무기력으로 일관한 민주당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말이다. 당연히 이낙연 대표가 짊어져야 할 몫이다.

이낙연 대표, 분발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자꾸만 시야에서 멀어지고 있는 현상을 인지하지 못하면 그렇게 끝이다. 민주당이 그랬듯이 이 대표 역시 똑 부러지게 보여준 결과물이 없다. 결과가 보이지 않으면 지지세력은 조용히 등을 돌린다.

현재 우리 정치권에서 가장 영리하게 이슈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사람은 단연 이재명 지사다. 시민사회의 공분을 빠르게 학습,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이슈화 한다. 코로나19의 재난상황에서 기본소득이 그렇고, 공수처 출범의 당위와 조선일보 비판, 더 나아가 '국민의짐'이라고 각을 세우며 반대 진영의 대척점에 올라서는 순발력을 보라.

이렇듯 시민사회의 가려운 곳을 재빠르게 긁어줌으로써 자신의 지지세를 확장하는 번득이는 영리함은 이낙연 대표가 배워야 한다. 물론 그의 행동이 비판적 입장에서 보자면 지극히 포퓰리즘적인 행태도 없지 않지만, 답답하기 그지없는 작금의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숨 쉴 공간을 열어주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만큼 시민사회가 정부여당에 지쳐있다는 방증이다.

이낙연 대표의 신중함은 필요 이상 시간을 지연, 타이밍을 놓친다. 항상 한 박자가 느리니 정국을 저들 악폐들이 장악해 난동을 부리는 게 아닌가? 이런 현실이 있게 된 배경을 탓하는 것이다. 어쨌든 작금의 현실은 정부여당의 책임이란 말이다. 이것을 통감하지 못하면 대권 후보가 아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낙연 대표에게 경쟁자이지만, 자신의 성장을 위해 매우 필요한 사람이다. 그를 넘어서지 못하고 대권후보가 된다는 것은 일국을 경영하는 데 있어 충분하지 않다. 경쟁자가 있어야 더 좋은 정책이 나오고 단단하게 연단되는 것.

이 대표가 단호하게 피력한 공수처 출범과 윤석열 탄핵을 주도하지 못하면 이재명 지사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게다. 하여, 그가 윤석열을 작심 비판한 것은 여러 함의를 지닌 고도의 정치행위다. 줄곧 1위를 달리다 이재명 지사에게 밀려 '결심'을 한 것으로 읽힌다. 그래서 공수처 출범과 윤석열 탄핵이 더 기대된다. 그로선 작심하고 빼든 카드가 아니겠는가?

이 히든카드로 단호한 리더십을 보이고, 돌아선 지지세력을 규합할 게다. 더불어 윤석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짐을 덜어줌으로써 문파의 확고한 지지와 당내 질서를 다잡아 더 강력한 당권을 행사할 게 아니겠는가?

이낙연 대표가 이렇게 개혁의 중심축이 되면 자연스럽게 힘의 균형이 당으로 쏠리고, 이 대표가 그 수혜자가 됨은 물론이다. 윤석열은 결국 더 머리 좋은 사람의 낚싯밥에 불과할 것. 문 대통령을 상대해야 자신의 가치가 커지는데 대통령은 눈길도 안 주고 자꾸 추미애 장관이 때리고, 이 대표까지 나서니 죽을 맛일 게다.

윤석열은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 공수처에 의해 심판을 받든, 탄핵이 되든 윤석열은 이낙연에 의해 죽어야 할 운명이다. 아니면 이낙연의 미래가 없으니까. 역사의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