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의원내각제, 단원제 공화국으로, 4년마다 총선을 치러 선출된 101명의 의원을 가진 국회가 총리를 선출하고 정부를 구성한다. 외견적으로 민주주의 공화국이지만, 대외적으로는 여당(현재 인민행동당)에 극히 유리하게 짜여진 선거제도를 비롯하여 언론 통제, 표현의 자유 제약 등의 문제로 인해 실질적으로 민주주의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강하다.
그러나 견실한 경제 구조와 괜찮은 사회안전망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나 지지도는 높은 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경제가 발전하고 꽤 잘 사는 국가가 되었음에도 비민주적인 국가로써 구미권 민주주의 국가에서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이목을 끌기도 한다. 따지자면 중국에도 일부 있다는 민주화 투쟁이 싱가포르에는 거의 없다. 해외 싱가포르인 사이에서도 자국을 그렇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SF작가 하나가 사용해서 유명해진 표현으로는 사형제도를 갖춘 디즈니랜드(Disneyland with the Death Penalty)라고 한다.
싱가포르는 부패가 적은 국가라고는 하지만 다른 면에 있어서는 막장이라 할 부분도 많다. 국가 성립 이후 지금까지 일당독재가 계속되고 있고, 언론은 정부로부터 심한 통제와 탄압을 받아 정치 뉴스는 일부러 넣지 않거나 아예 넣을 수가 없다. 이런 식으로 정치 및 언론 분야의 자유도는 상당히 낮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아직까지 전근대적인 관행이 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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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야 자유도가 낮다는 사례로, 싱가포르에서 판매되는 주요 외국 신문사들은 싱가포르 국내에 법정 대리인을 두고, 추가로 20만 싱가포르 달러를 예치해야 한다. 그래야 싱가포르 정부가 편하게 신문사를 고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국내 언론사의 경우에는 텔레비전도 신문도 전부 대주주가 국영 투자업체인 테마섹 홀딩스이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The Straits Times, The Business Times 등은 Singapore Press Holdings(SPH) 라는 정부의 거대 공기업에 지배를 받고 있다. 정치 관련 뉴스가 실리기도 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일정 부분 실리기는 하지만 비판 기능은 사실상 매우 약한 편이어서 언론의 자유도는 확실히 낮다고 할 수도 있다.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기사가 나면, 정부에 명예훼손으로 고소되어 상당한 벌금 선고가 내려지는 일이 많다고 한다. 싱가포르 사람들 또한 리콴유에 대한 비판 등을 상당히 두려워하는 면모를 보이는 것을 보면 통제가 심하긴 심한 듯.
언론자유지수에서 조사하는 약 180여개 국 중에서 150위권을 기록(2015년)하고 있다. 그런데도 리콴유는 2004년도 미국 타임지(誌) 인터뷰에서 "외국 방송과 출판물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등 우리 싱가포르는 언론의 자유는 충분히 보장되어 있다"는 식으로 변명했다.
언론 문제는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싱가포르에 대해 어떤 측면이든 정기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월 5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언론매체로 규정해서 보증금 5만 싱가포르 달러를 예치하고 면허를 갱신해야 한다. 싱가포르에서 개인이 인터넷 뉴스를 다루기 어렵게 된 것이고, 국외 사이트가 보증금 납입 안하면 차단해버릴 수 있다.
의외로 수준 낮은 언론 자유도와는 달리 커뮤니케이션 학문의 수준은 높은 편이다. 2013년 기준으로 세계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분야 대학 순위에서 싱가포르 국립대학(NUS)이 4위, 난양 공과대학(NTU)이 11위라는 어마어마한 순위에 랭크된 바 있다. MIT나 미시건, 스탠포드 대학교같은 이쪽 분야 명문대들을 제친 무시무시한 결과.
기본적으로 싱가포르는 다민족, 다문화 국가이기 때문에 "인종질서"·"사회질서"를 해친다는 명목으로 언론을 강하게 탄압하는 경우가 많다. 아주 근거없는 행동은 아닌게, 싱가포르는 20세기 중반 갓 건국된 말레이시아에 속해 있었던 시절이나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직후에 중국계 싱가포르인과 말레이계 싱가포르인, 인도계 싱가포르인의 갈등으로 폭동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소요죄", "인종갈등 유발죄" 등 너무나 애매하고 광범위한 범죄로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판 국가보안법인 Internal Security Act에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경우에도 충분한 발생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무재판 무영장으로 용의자를 구금할수 있도록 한 법이다. 명목상으론 이 법이 적용되기 위해선 대통령의 허락이 있어야 하지만, 의원 내각제인 싱가포르에서 대통령은 실권이 없는 형식상의 국가원수에 불과해 전혀 제어장치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아울러 법원은 대통령의 판단 유무를 심의할 수 있지만 그내용은 심의할 수 없어, 대통령이 "예스" 내지 "노" 라고 판단을 내렸는지만 심의할 수 있고, 그 결정이 사실에 바탕한 것인지, 적합한 대응인지에 대해선 판단할 수 없다. 1988년 12월 대법원 판결로 위헌을 이유로 심의 내용이 적합한지 법원이 판단할 수 있게 법 해석을 확대하자, 1989년 1월 의회에서 헌법을 수정해버렸다. 그것도 모자라서 보안법 수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그 법에 따른 행정판단을 사법부가 수정할 수 없다는 조항을 넣었다. 이 법은 과거 영국이 식민통치할 때 유용하게 써먹은 법인데 영국에서 독립한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한국으로 따지면 국가보안법 같은 법이라서 싱가포르 야당에서는 이 법의 폐지나 축소를 주장하고 있지만, 집권 인민행동당이 줄곧 우위를 차지해 온 싱가포르의 정치 구조를 감안할 때 폐지는 요원해 보인다.
또한 반정부 인사를 탄압하기 위해 영국이 써오던 비방법(libellous law)을 그대로 사용하는데 근거 없는 반정부적 '루머'를 퍼트릴 경우, 엄청난 액수의 벌금을 물리는 것이 골자인 법이다.
명예훼손이 정치탄압의 도구로 쓰인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2015년 7월에는 Roy Ngerng이라는 블로거가 리센룽 총리가 제정한 국민연금제도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정부로부터 명예훼손 고소를 당해 5개월 후 15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억 3000만 원)의 벌금을 선고받았으며, 같은 해 9월에는 현지에서 일하는 필리핀 출신의 간호사 에드가 싱가포르를 비판하는 댓글을 올렸다가 징역 4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탕량홍 전 싱가포르 노동당(야당) 소속 국회의원은 1997년 선거에서 당시 고촉통 총리와 맞붙었다가 반이슬람, 반기독교,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소송 13건이 걸리고, 피해보상 금액 8,075,000 싱가포르 달러(한화로 약 68억원)의 벌금을 선고 받았다. 선고가 내려지기 전 호주로 망명해 아직도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중이다.
2015년에 10대 유명 블로거 아모스 이도 유튜브에 싱가포르 정치 비판과 리콴유 전 총리를 패러디한 동영상을 올렸다가 6주 간의 징역과 2000 싱가포르 달러(약 161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아모스가 성년이 되자 마자 이 때를 기다리던 싱가포르 정부는 그를 추방시켰다.
리콴유는 1990년 총리직을 심복인 고촉통에게 이양했으나 실제로 권력을 놓지는 않고 총리 위에 선임장관(Senior Minister)이라는 자리를 만들어 본인이 취임하였고, 아들 리셴룽(李顯龍)이 장성하자 리셴룽을 총리로 삼고, 그동안 수고한 고촉통에게 선임장관 자리를 물려주었지만, 자기 스스로 선임장관보다 높은 고문장관(Minister Mentor)이라는 자리를 또 만들어 자기가 취임했다. 다른 정치·경제 권력도 대부분 중국계 화교가 차지하고 있다.
또한 독재주의 국가답게 지도자들의 카리스마가 대단한 편이다. 특히 현재 국가의 지도자인 리셴룽 총리는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미노년이고 중후하고 완고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연설을 하기 때문에 그의 연설을 들어 보면 대단한 위압감을 느낄 수 있다.
리콴유 일가가 이 나라의 모든 것을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 경제를 사실상 틀어쥐고 있는 싱가포르 최대기업인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 홀딩스의 CEO는 바로 리셴룽 총리의 부인인 호칭(何晶) 여사. 리콴유 일가가 나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오긴 했지만, 싱가포르인들은 이러한 족벌체제에 대한 불만도 꽤 많은 듯 하다.
<라셴룽>
게다가 리콴유의 첫째 아들인 리셴룽은 1982년 만 30세에 싱가포르 국군 참모차장이 되고 1984년 만 32세에 국무장관을 거쳐 싱가포르 총리를 2004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하고 있다. 총리의 아들이 30대 초에 국군 참모차장과 국무장관을 거치는 비정상적인 고속 승진을 했고, 총리직을 세습하는 최고위층은 청렴하다고 하긴 어렵다. 2013년 전 세계 지도자 가운데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으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가 뽑혔다. 2013년 연봉은 170만 달러로, 비난 여론에 2012년 280만 달러에서 그나마 줄인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반공을 강력히 주창하고 야당 의원들을 공산주의자라는 명목으로 잡아들인 적도 있지만 대외적으로까지 반공을 부르짖지는 않았으며, 김정남 등 북한 인물에 대한 편의를 봐준 적도 있다. 싱가포르의 반공은 대내 정치적인 목적이 강하다고 볼 수 있는데, 싱가포르 독립 직후에는 공산 세력이 강했고, 그에 따라서 폭동과 소요사태가 자주 일어나는 대혼란기였다. 따라서 반공을 통해 공산세력을 위축시키고 사회 안정을 추구하려는 거였지, 딱히 남의 나라가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신경 쓸 이유는 없었다.
국회의원 선거는 의회 구성이 좀 복잡한 편인데, 싱가포르 의회는 101석으로 89명의 민선의원(民选议员), 3명의 비선구의원(非选区议员, Non-Constituency Member), 9명의 관위의원(官委议员, Nominated Member)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89명의 민선의원은 지역구 투표에 의해 선출된 의원이며, 3명의 비선구의원은 낙선한 야당 의원 중 득표를 많이 한 의원들로 구성되며, 9명의 관위의원은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다. 비선구의원과 관위의원은 의회에 참석해서 토론 등에는 참석할 수 있지만 주요 법안 의결에는 참여할 수 없는 제한이 있다.
의원 선출 방식도 다소 복잡한 편으로, 싱가포르 전국은 29개의 선거구로 나누어지는데 그 중 이들 선거구는 16개의 집선구(集选区, Group Representation Constituency)와 13개의 단선구(单选区, Single Member Constituency)로 나누어진다. 단선구는 소선거구제로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처럼 의원 한 명을 뽑는 선거구이다. 한편 집선구는 중선거구제로 한 곳의 선거구마다 최소 4명에서 최대 6명까지의 의원을 뽑으며, 선거구마다 1명의 말레이인/인도인 등 어떤 소수민족을 뽑아야 한다는 규정이 정해져 있다.
이 때 집선구에서는 후보자가 아니라 정당에 투표하며,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정당이 그 집선구의 의석을 모두 가져가는 식으로 되어 있다. 집선구는 명목상으로는 소수자들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여당보다 규모가 작은 야당의 경우 이런 집선구마다 여러 명의 후보를, 그것도 한 명은 반드시 소수민족으로 채워서 내기가 어려워, 총선 때 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해 인민행동당 후보가 무투표 당선되는 경우가 많다. 심하게는 전체 의원의 75%(!)가 무투표 당선인 선거도 있었다. 그리고 야당이 후보를 어찌저찌 내더라도 이런 시스템에서는 여당의 거물 정치인이 한 명 출마하면 그 집선구의 의원 모두가 여당이 당선되는 식으로 되는 관계로 이 제도는 여당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비판이 있다. 이런 선거 방식과 의회 구성은 1980년대에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1991년 이 제도가 시작된 이후로 리콴유 전 총리가 소속되어 있던 탄종 파가르 선거구는, 리 총리 사후에 치뤄진 2015년 총선 전까지 단 한 번도 야당 후보와 대결을 치른 적이 없다.
1965년 싱가포르가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1968년도 총선에서 여당 인민행동당은 86.7%를 득표하면서 의석 58석 중 58석 전체를 가져갔다. 이후로도 인민행동당은 모든 선거에서 60%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했으며, 1984년 총선 이전에는 선거에서 야당이 단 한 명도 당선된 적이 없었다. 위의 비선구의원이 생겨난 이유도 바로 하도 인민행동당만 당선되니까 야당 배려 차원에서 만들어 놓은 것. 명예훼손과 소요 등의 명목으로 야당과 야당 정치인을 마구 괴롭히는데 제대로 된 야당이 성장할 리가 없다.
하지만 2011년도 총선에서 여당이 사실상 패배하면서 향후 정치적인 통제와 자유의 제한은 어느 정도 완화되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있다.
2015년 총선에서는 인민행동당의 득표율이 69.86%로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 그래도 야당이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내면서 단 한 곳도 무투표 당선이 없이 모든 선거구에서 선거가 치러졌고, 2011년에 야당이 승리한 선거구에서는 이번에도 야당이 승리하면서 여전히 야당이 6석을 차지했다.
대통령 선거는 싱가포르는 의원내각제 국가이므로 국가원수의 역할을 할 대통령이 따로 있다. 의원내각제에서는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중요한 자리가 아니므로 많은 의원내각제 국가에서 대통령은 간선으로 선출되지만, 싱가포르에서는 6년마다 국민 직선으로 선출하고 약간의 권한은 있다. 이것도 본래 국회에서 선출되었다가 1991년부터 헌법 개정을 통해 직선으로 바뀐 것이다.
2017년 이후 싱가포르는 소수인종 배려를 위해 헌법을 개정해 임기 마지막 해 기준 이전 30년간 총통으로 한 번도 선출된 적이 없는 인종만이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게 했고, 헌법 개정 이후 첫 선거에서는 이 권한을 말레이계에 부여했다. 이를 통해 2017년 9월 14일에 전 국회의장인 할리마 야콥(Halimah Yacob)이 단독 입후보하여 제 8대 싱가포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싱가포르 첫 여성 총통이 되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에서의 소수계 배려에는 인민행동당 정부의 정략적 의도도 있다. 원래는 지난 2011년 총통 선거에서 아슬아슬하게 패배한 탄쳉복(Tan Cheng Bock, 陈清木)이라는 사람이 유력후보로 여겨졌다. 근데 이 사람은 인민행동당 출신의 중진이면서도 인민행동당의 독재에 가까운 수십 년 간의 싱가포르 정부에 반기를 들면서 싱가포르가 제1야당인 노동당 (Workers' Party)을 포함하여 좀 더 여러 의견이 분출되는 다당제의 활기찬 민주주의를 지향할 것을 주장하는 개혁파 인물이였다. 그래서 인민행동당과 리셴룽 정부가 탐탁지 않게 여기던 인물이었는데, 결국 선거 1년 전에 리셴룽이 연설에서 싱가포르는 소수계의 대통령이 필요하다면서 밑밥을 깐 다음에 결국 정부에서 지난 5번 대통령 선거에서 소수계 출신 대통령이 없으면 중국계는 선거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싱가포르 안에서도 많은 비판이 있었다. 말로는 소수계 배려라지만, 정작 자기 아버지인 리콴유, 아버지 심복 고촉통, 본인 리셴룽까지 60년간의 중국계의 총리독점은 아무런 언급 없는 내로남불.
<흔한 싱가포르의 표지판>
싱가포르는 형벌이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물론 형벌 혹독한 나라는 많지만 싱가포르는 일상에서의 온갖 행위를 법과 형벌로 규제한다.
이런 제도 덕에 싱가포르인들의 준법정신이 뛰어나다고들 말하는데, 대부분은 그렇겠지만 걸리지 않으면 장땡 이라는 의식에서 불법인 무단횡단 등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침을 뱉는 사람들도 있다. 상상 이상의 광경을 보게 되기 때문에 좀 충격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사복경찰들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어 간혹 걸리면 호된 벌금을 낸다.
싱가포르는 벌금이 엄청나게 많다. 거리에 침을 뱉거나,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물을 안 내려도 벌금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에서는 각종 벌금 표지판 모양이 빼곡하게 있는 티셔츠를 팔기도 한다. “Singapore is a fine city!” 라고 쓰여있는 티셔츠도 있다. 좋다라는 뜻의 fine인 듯하지만 실상은 벌금을 의미하기도 하는 단어 fine의 중의적 표현.
이 벌금의 예를 조금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 길에 침을 뱉거나 쓰레기를 버리면 벌금. 초범은 1000 싱가포르 달러, 재범 이상은 2000 싱가포르 달러
- 싱가포르에 면세 담배는 없다. 싱가포르에 들어가는 모든 담배에는 세금이 붙는데, 이미 뜯은 담배 1갑에 대해서만 세금을 면제해준다. 기본적으로 담배 한갑당 200 싱가포르 달러가 세금인데, 신고 안 하면 벌금이 훨씬 커진다.
- 담배를 피우는 것도 문제이다. 한국의 경우도 대부분 그렇지만, 실내 흡연은 모두 금지다. 공공장소도 금연이라서 대중교통이나 쇼핑센터, 관광지 등에서도 모조리 금연이다. 피우면 1000 싱가포르 달러, 당연히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면 쓰레기 무단투기로 취급해서 1000 싱가포르 달러의 벌금에 처한다.
- 대중교통 내에서 음식물은 물론이고 음료수도 취식금지. 걸리면 벌금 500 싱가포르 달러 두리안은 대중교통에 가지고 반입하는 것 자체로 벌금 500 싱가포르 달러
- 대중교통 내에 인화성물질을 가지고 탑승하면 벌금 5000 싱가포르 달러
- 좌우 50m 내에 육교나 건널목이 있는데도 무단횡단을 하면 벌금 50 싱가포르 달러
- 껌을 절대로 씹을 수 없는 나라로도 유명하다. 한때는 껌을 단지 소지하고 있기만 해도 벌금이었다. 싱가포르의 무서운 형벌에 대한 얘기가 과장되어서 나돈 나머지, 껌을 씹어도 태형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그건 아니고 벌금이다. 그러다가 미국–싱가포르 FTA 때문에 2004년에 규제가 완화되어 의료용 껌은 약국에서 판매가 가능한데, 이 중에 치아 미백 기능이 들어간 껌을 의료용으로 보았기 때문에 사실상 기능성 껌에 대해서는 규제가 풀린 상태이다. 하지만 그 외의 껌은 반입금지에, 껌을 뱉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벌금 1000 싱가포르 달러
-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물을 내리지 않는 것도 벌금이다. 초범 150 싱가포르 달러, 재범 500 싱가포르 달러, 과거에 심하게 단속할 때는 사복 경찰이 옆칸에 잠복해 있다가 볼일 본 사람이 나온 직후 바로 확인하고 단속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좀 웃기지만,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소변 보면 벌금 500 싱가포르 달러
- 물 틀어놓고 잠그지 않고 그대로 나와도 벌금이다. 500 싱가포르 달러
- 애완동물을 공공 시설에 데리고 나오는 것도, 동물을 해치는 것도, 그리고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도 벌금 대상이다.
- 그 외에 스케이트 및 롤러 스케이트 타기, 수영, 자전거 타기, 캠핑, 과일이나 꽃 따기, 연날리기, 집 창문으로 다 보이는데도 옷 벗고 있기(이쪽은 최고 2000 싱가포르 달러)도 죄다 불법이다.
2016년 12월 기준으로 1 싱가포르 달러는 821.14원과 가치가 같다. 그러니까 별것 아닌 행동에도 벌금이 수십만원...
형벌 중에서 때리는 제도(태형)가 남아 있기 때문에 감히 범죄를 저지를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태형 때문에 세계 인권단체가 수시로 쪼아댄다. 그러나 우리의 리콴유 선생 왈, "아시아인들이 가치를 두는 것이 꼭 유럽이나 미국인들이 가치를 두는 것과 똑같을 필요는 없다." 흠좀무. 리콴유는 평소 공개적으로 아시아인들에게는 민주주의가 맞지 않고 가부장적 독재주의가 맞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민주주의의 보편성을 주장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논쟁은 유명하다.
싱가포르의 태형은 싱가포르 형사소송법 제16장 제2절에 그 집행의 방법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데, 성년자의 경우 24대, 미성년자의 경우 10대가 선고할 수 있는 최대 한계(328조)이다. 태형의 집행에 사용하는 몽둥이의 지름은 1.27cm를 초과할 수 없으며(329조)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3대 패고 입원시켰다가 회복되면 다시 패는 것이 아니라, 태형의 집행은 분할할 수 없으므로(330조) 한번에 모조리 집행한다. 단, 태형의 집행에는 의료담당관이 동석 및 감독하며(331조), 의료담당관의 판단 하에 수형자가 태형을 받을 여건이 안 된다고 판단할 경우 태형의 집행 전이나 집행 중 어느 때라도 중단시킬 수 있으며, 이 경우 수형자는 법원이 형량을 조정할 때까지 구속되어 있다가, 법원의 형량 조정 결정이 내려지면 조정된 형량으로 처벌받게 된다. 형량의 조정은 맞는 대수를 경감(332조 1항)하거나 집행이 이루어지지 못한 만큼 형무소로 보내 수감(332조 2항)한다. 맞고 나면 엉덩이는 살점이 떨어져 나가거나 피멍으로 곤죽이 되어 걸레가 된다. 그때의 육체적·정신적 충격으로 남성의 경우 한동안 발기불능이 되며, 심각한 경우 고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열 대를 맞고는 살아남기도 힘들다고 하는데, 예전에 태형 12대를 선고받은 남자가 화제가 된 적도.
과거 미국인 청년 마이클 페이가 멀쩡히 길가에 주차된 자동차에 락카칠을 하다가 붙잡혀 태형 6대를 선고받았는데 이게 미국에 알려지면서 각종 인권단체에서 들고 일어나고 천조국 대통령이 직접 가서 선처를 부탁하고 장관이 경고까지 하는 등 국가적인 문제로 번지자 특별히 선처하여 4대만 때렸다. 그것도 조그만 회초리 정도로만. 참고로 저 태형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해서 건장한 성인 남성이라도 한 대 맞으면 정신이 멍해지며 3대가 넘어가면 제정신으로 버티는 인간이 없다고 할 정도. 사실 소금물에 절인 1.2m짜리 등나무 곤장을 풀파워로 얻어맞고도 제정신 유지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그나마 소금물에 절인다는 것은 찔리는지, 싱가포르 경찰 당국은 소금물이 아닌 항생제 처리라고 애써 항변한다. 이후 미국 내에서 이 사건에 대해 설문조사가 있었는데 대다수가 싱가포르는 옳은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여담으로 저 마이클 페이란 청년은 미국에 있을 때도 이런저런 경범죄 경력이 있었으며 미국으로 돌아가서도 마약에 손을 대고 아버지에게 주먹질을 하다가 체포되는 등 꽤나 막장이었던 모양. 맞아도 싼 걸까?
참고로 태형 집행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태형 선고 건수만 놓고 보면, 1987년에는 602건이었는데, 2007년에는 무려 6,404건으로 20년 사이에 열 배 이상 증가했고 이중 약 95%가 실제로 집행되었다고 한다. 하루 평균 17~18명의 범죄자가 이 무시무시한 태형을 두드려맞고 있는 셈. 다만 싱가포르의 범죄율이 갑자기 높아졌을 리는 없으니 이 부분은 징역형을 받아야 할 범죄자를 태형으로 대신한 경우가 꽤 많은 것으로 볼 수도 있을 듯하다.
싱가포르는 사형 집행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집행 건수로는 중국이 압도적인 세계 1위이지만, 인구 대비 사형집행률이 가장 높은 곳은 단연 싱가포르.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네셔널의 집계에 의하면 1991년부터 2004년까지 420명이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이게 많은 건지 적은 건지 감이 안 잡히는 분들을 위해 부연설명하자면, 대한민국에서는 1949년부터 1997년까지 920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싱가포르에서는 매년 25명 정도, 대한민국에서는 19명 정도가 사형당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싱가포르가 대한민국보다 살짝 많기는 한데 큰 차이는 아닌듯 보일지도 모르나, 대한민국의 인구가 싱가포르의 10배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자. 게다가 어느 정도 국가 질서가 잡힌 뒤인 1960년 이후 대한민국에서의 사형 집행 건수는 400여 건에 불과하다. 연간 8명 정도인 셈이다.
물론 사형제가 정말 누가 봐도 사형당하는 데 문제가 없을 법한 자들에게만 시행된다면 비판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나,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 있다. 살인범이 주로 처형되기는 하지만 상당수가 외국인 마약 사범이라서, (자국에 비해) 무거운 형벌을 둘러싼 외교적 갈등도 간혹 벌어진다. 마약밀매의 최종목적지가 싱가포르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제3국으로 운반하기 위한 중간기착지로 창이공항에 내렸다가 적발되어도 얄짤 없이 사형 등 엄벌에 처해진다. 게다가 싱가포르는 국제 항공교통의 중요한 허브 중 하나인 만큼 환승객도 많다. 싱가포르 입국신고서에는 붉은 글씨로 무시무시한 경고문(WARNING : DEATH FOR DRUG TRAFFICKERS UNDER SINGAPORE LAW)이 쓰여 있다. 은근히 섬뜩하다.
사실 살인범도 문제다. 싱가포르의 살인범 처벌은 정말 함무라비 법전 수준이다. 살인자는 사형. 고의인지 과실치사인지 우발적인지 사정이 어떤지 묻지를 않는다. 그냥 사람 죽였으면 사형이다.
이 나라의 사형 집행은 1959년 이래 Darshan Singh이라는 사람이 담당하고 있는데, 그가 처형한 사람이 약 850명에 달한다. 많을 때에는 하루에 18명을 처형한 적도 있고, 90분 동안 7명을 처형하기도 하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형 집행관이라고 한다. 사형 집행 시마다 받은 수당은 400 싱가포르 달러. 어쨌건 먹고살자고 하는 직업... 그는 “사형수는 형 집행을 통해 완전히 거듭난다.”라며, "나는 그들이 다시 태어나서 다음 번에는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믿으므로, 내가 하는 일은 그들의 인격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한다고 한다. 그는 본래 시크교도였다가 이슬람교로 개종했으며, 직업이 밝혀지는 바람에 이혼당한 적도 있다고 한다. 어찌 보면 불쌍한 사람일지도.
그러나 이상은 매년 수십 명씩 처형하던 2000년대 초반까지의 이야기이며, 최근에는 싱가포르에서도 사형집행이 한 자릿수 단위로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이다. 그리고 2010~2011년 사이에는 사형집행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태형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지 리콴유의 개인적 발상이라고 해야 할지 엽기적인 법률이 존재한다. 구강성교 금지조항. 이걸 만든 이유는 더 엽기적인데, 구강성교는 동성애자들만 한다고 생각해서이다. 정상적인 이성애자들이 구강성교를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처벌규정을 만든 것이다. 물론 이성애자들도 했기 때문에 처벌된 사례가 많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마지막 처벌 사례는 경찰관이 여자친구와 구강성교를 했다가 2년 징역형에 처해진 것이다.
이 사건으로 논란이 촉발되어서 법률이 개정되었는데, 이건 또 엽기다. 이성간의 합의한 구강성교는 허용. 동성간 구강성교는 여전히 처벌한다. 이에 대해서 남성 동성애의 경우만 처벌하고, 여성 동성애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까지 있는데 확실한 정보는 아직 없다.
이렇게 껌조차 씹을 수 없는 국가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도박, 특히 마작만큼은 법으로 금지시키지 못했다. 리콴유조차도 “중국인들에게 어지간한 것들은 강요하고 금지할 수 있어도 마작은 금지할 수 없었다.”라며 GG쳤다. 결국 아들이 집권할 때는 아예 카지노를 만들면서 도박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