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은 돼지의 등뼈와 목뼈 부위를 이용하여 만드는데 칼칼하면서도 매콤하고 약간 걸쭉한 국물이 포인트다.
원래 감자탕의 어원은 야채 감자가 아니라 돼지 등뼈에 골을 뜻한다.
고로 감자탕의 의미는 돼지 등뼈로 만든 요리인데 사람들이 감자탕 감자탕 하니까 뿌리식물 감자가 들어가야 하는줄 알고 감자를 넣기 시작했다.
감자탕에서 감자를 빼고 조그만한 1인용 뚝배기에 담은 게 뼈해장국이다. 즉, 같은 요리지만 다인분으로 내놓으면 감자탕, 1인분으로 내놓으면 뼈해장국이 되는 식이다. 다만 감자탕은 가게 마다 감자가 있거나 없는 경우가 있지만 뼈해장국은 아예 없다는게 큰 차이점.
요즘 식당에서는 등뼈보다는 육질이 좋은 목뼈를 주로 사용한다. 목뼈는 등뼈보다 가격은 더 나가지만, 맛이 더 좋고 등뼈보다 훨씬 부드럽기 때문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뼈 국물 요리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편이다. 비슷하게 뼈를 이용한 국물 요리인 설렁탕이나 곰탕과 비교하면,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가리기 위해 들깨가루를 필두로 향신료와 양념이 가득 들어가 붉게 물든 국물에 고소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이 차별점인 요리. 이렇게 붉은 국물을 내는 요리 중에는 육개장도 있으나, 육개장보다 고기의 식감이 확연히 살아나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특히 좋아한다. 또한 특유의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덕에 해장에도 좋고, 고기를 뜯어먹는 맛에 인기 있는 음식이다.
외국인들도 굉장히 좋아하는 음식이다. 한국 여행을 다녀온 외국인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들'을 나열해 보라고 하면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을 정도. 부드러운 식감의 등뼈 고기, 그리고 비교적 맵지 않고 특유의 감칠맛이 강한 국물이 그 이유인 듯하다. 특히 감자탕과 비슷하게 돼지 등뼈로 우려내는 돈코츠 육수에 익숙한 일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 음식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일본에는 코리아타운 등지에 감자탕 식당이 다수 입점해 있으며, 숙취 해소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조리법 또한 현지화한 것이 아닌 한국식 조리법 그대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식으로 현지화된 감자탕도 있는데, 뼈가 들어가 있지는 않고 그저 뼈에 붙은 고기를 잘 발라서 아주 달달한 고추장국 비스무리한 국물에 끓인 거다. 들깨가루나 깻잎은 없지만 감자는 있다. 동남아시아인들에게도 반응이 좋은데, 필리핀 같은 나라에는 비슷한 요리가 있다고 하니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먹을 때마다 뼈를 발라야 하는 것이 번거롭고 손이 더러워져서 먹기 귀찮아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뼈를 발라내는 것이 다소 힘들지만, 돼지 뼈 마디를 먼저 분리하고 사이에 속살을 파내어 먹는데 익숙해지면 비교적 먹기 쉽다. 묵직한 뼈 사이에 살코기가 뭉탱이로 들어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가시가 박혀있는 생선류와 비교하면 먹는 데 큰 불편은 없는 편이다. 그냥 뼈를 하나하나 발라가며 먹는 방법도 있고, 뼈에서 잘 발라지는 살은 떼서 국에 다시 넣고 뼈를 골라 낸 다음 국에 밥을 말아서 순살과 같이 먹는 방법도 있다.
식당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요리지만, 가정에서 해먹기에는 뼈 요리들이 으레 그렇듯 시간이 많이 드는 음식 중 하나이다. 감자탕은 육수도 육수지만 뼈에 붙은 고기도 핵심인 요리이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시간 끓여야 한다. 오래 끓이지 않으면 고기가 질기고 뼈에서 잘 뜯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감자탕집에선 감자를 넣지 않고 뚝배기에 담겨져 나오는 것을 뼈(다귀) 해장국이라고 이름 붙여 팔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뼈해장국은 1인분 버전이고, 감자탕 쪽이 다인분이다. 다인용 요리가 으레 그렇듯 감자탕 쪽이 양에 비해 가격이 더 비싸기에 가성비는 뼈해장국이 더 낫지만, 뼈해장국은 뼈다귀, 우거지가 전부인 반면 감자탕은 감자, 당면, 깻잎, 팽이버섯, 청양고추 등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고명이 더 풍성하고, 라면사리, 떡, 수제비 등의 다양한 부재료를 넣어 즐길 수 있다. 또 뼈해장국은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국밥의 느낌이 강하다면, 감자탕은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 것이 가능하다. 공기밥이 뼈해장국은 기본으로 딸려 나오지만 감자탕은 별도 주문인 것도 이런 이유인 듯. 밑반찬도 뼈해장국은 각종 김치가 전부인 반면 감자탕은 김치 이외의 것도 나와 종류가 다양하다.
고기 찍어먹는 소스를 따로 주는 집도 있는데, 대체로 겨자 또는 고추냉이를 베이스로 한 소스이다.
돼지 등뼈와 우거지, 시래기, 깻잎, 들깨가루, 된장, 고추가루, 감자 등을 넣어서 만든다. 몇몇 집에서는 초피, 배초향, 배추를 넣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된장이 모든 맛을 책임지기 때문에 조리법은 의외로 간편한 요리다. 물론 모든 우려내는 요리가 그렇듯, 시간은 오래 걸리는 편. 첫째로 등뼈를 삶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둘째로 뼈라는 특성상 먹을 수 있는 양에 비해 부피가 굉장히 커서 자취생이 일반적으로 구입하는 작은 냄비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 삶은 뼈를 큰 냄비에 넣고 끓여야 하는데, 고기가 시중에서 파는 것처럼 흐물해지고 국물 맛이 진하게 배려면 꽤 오랜 시간을 끓여야 한다. 다만 된장이라는 조미료 자체가 워낙 맛이 진하기 때문에, 오래 끓이기만 하면 요리 솜씨가 없어도 어지간하면 맛있게 만들 수 있다. 간이 약한 음식의 경우 요리 솜씨가 부족한 사람이 만들면 엉망이 되기 쉽다는 점과는 대조적인 케이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돼지고기와 야채를 아예 안 넣고 인스턴트 사골 국물에 된장 풀고 들깨가루, 고춧가루만 넣고 끓여도 어느 정도 먹을 만한 물건이 탄생한다. 다만 이럴 경우 돼지기름에서 배어나오는 감자탕 특유의 국물 맛과는 거리가 있다.
집에서 간단하게 해먹으려면 돼지 등뼈 말고 돼지고기를 아무 부위나 사서 된장 또는 시판되는 된장찌개 양념 팩을 넣고 푹 끓여준 다음 들깨가루, 고춧가루, 청양고추, 깻잎 등 추가 재료를 비율 따위 신경 안 쓰고 듬뿍 넣기만 해도 굉장히 맛있는 해장국이 완성된다. 이 경우 압력솥 등의 본격적인 요리도구도 필요 없고 재료 손질에 시간도 소요되지 않기 때문에 정말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등뼈를 사용하지 않아 쓰레기가 별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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