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배우기 위해 장동민에게 연락했던 최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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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배우기 위해 장동민에게 연락했던 최민식



메소드 연기를 기반으로 한 강렬한 감정표출과 특유의 카리스마나 분위기 조성능력으로 느와르, 스릴러 장르의 무게감있는 캐릭터 뿐 아니라 싸이코패스, 힘없는 소시민, 찌질하고 비열한 범죄자, 바보스러운 코믹 캐릭터, 정치인, 장군 등 밑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알겠지만 사실상 모든 배역을 소화 가능하며 심지어 해당 영화가 흥행이나 비평에 실패해도 최민식이 연기한 캐릭터는 살아남을 정도로 연기에 있어선 경지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민식은 동국대 연극영화과-> 연극-> 방송 드라마-> 영화 테크트리를 탔다. 배우로서 웬만한 메이저무대는 전부 경험해봤다는 이야기이다. 아닌게 아니라 최민식은 정극은 물론 가벼운 코미디물까지 모두 소화가능한 연기의 폭이 매우 넓다. 배우로서 이만한 입체적인 커리어를 가진 엘리트 코스의 배우는 정말 찾기 힘들다.

최민식의 대단한 점은 배우 지망생이었던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연기자로서 정석 테크트리를 탐과 동시에, 무명도 겪지 않은채 꾸준히 무리의 중심에 위치하며 주목을 받아온 배우라는 점이다. 실제로 동국대 시절, 연영과 내에서 가장 연기 잘하는 에이스로 손꼽혔으며 한창 연극에 몰두하던 1980년대에 이미 '에쿠우스'라는 작품을 통해 한국 연극계의 괴물신인으로 인정받았다. 드라마에서도 서울의 달을 비롯한 당대 최고의 히트작을 만들었고 영화판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본좌로 등극했다. 중간에 개인적인 부침은 있었을지언정 최민식이란 인물은 꾸준히 연기 괴물 혹은 경지에 오른 배우로 인정받아온 셈이다. 실례로 최민식 못지않은 대배우로 손꼽는 전도연, 이병헌의 경우, 연극영화과와 연극 무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방송무대에 데뷔하여 한동안 '실력은 없고 비주얼만 좋은 청춘스타' 인식을 벗지 못했으며 송강호는 드라마에는 한 번도 출연한 적이 없고 영화계에서 씬스틸러로 뜨기 전까지 무명 연극배우로 배고픈 시절을 겪었어야 했다. 무명도 겪지 않으면서 꾸준히 주목을 받고 정석 테크트리를 전부 경험해본 배우는 이처럼 드문 셈이다.

같은 정통 메소드 연기를 하는 이병헌 역시 엄청난 메소드 연기를 보여주지만, 영화사에 남긴 굵직한 캐릭터들이나 임팩트에선 아직 최민식의 위상에 도달했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송강호는 메소드 연기와는 거리가 좀 있는 생활연기법으로 승부하기에 단순 메소드 연기로는 최민식이 국내 최고다. 사실 이게 최민식과 송강호가 라이벌인 이유이기도 하다. 둘 모두 역대급 연기력과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으면서 서로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연기를 하기 때문에 우열을 가릴 수가 없는 것이다. 최민식이 끝없이 불타오르는 뜨거운 연기에 강점이 있다면 송강호는 완벽히 절제되고 정확한 연기에 있어서 따라올 자가 없다. 반대로, 송강호가 자연스러운 감정 전달과 생활 연기에 일가견이 있다면 최민식은 다양한 종류의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데 굉장히 훌륭하다. 해외로 치면 톰 행크스와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송강호와 최민식의 관계 정도 되겠다. 사실 관객이 느끼는 연기 스타일로 보자면 더 예전 배우인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의 관계가 더 비슷하다. 이 경우 배우의 커리어가 진행되는 과정도 어느정도 맞아 떨어진다. 박찬욱감독은 이렇게 평가했다. 고전주의자 최민식과 자연주의자 송강호가 한국 영화계의 굳건한 두개의 축이라고...

정통 연기를 전공하고 메소드 기법에 바탕을 둔 연기를 한다. 영화 《파이란》 이강재 역을 맡았을 때는 실생활에서도 어느 순간 3류 깡패로 둔갑했었다는 주위의 전언이 있다. 40대 이후로는 이런 방식의 연기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듯 하다. 결정적인 계기는 《악마를 보았다》에서 살인마 역을 맡았을 때였는데, 본인 입으로 "너무 몰입하면 난 지금 구치소에 있어야 한다"고 했고 이 말을 들은 주위 스태프들은 추임새로 "그럼 저희가 사식으로 군만두를 넣어드리겠다고 했다."

'악마를 보았다' 촬영 이후 후유증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보는 이들도 그랬거니와 연기를 하는 최민식 역시 쉽지 않았다. 최민식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살인마의 ‘살’자도 다신 안하고 싶다”며 손사레를 쳤다.

뿐만 아니라 최민식은 “영화 촬영을 하면서 엘리베이터에서 친근감을 표시하던 아저씨가 반말을 하자 ‘이새끼 왜 반말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나에게 섬뜩함을 느꼈다”며 살인마 연기에 따른 후유증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