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
개장 4년 뒤인 1989년의 모습. 지금과는 달리 63빌딩 주변은 황량한 모습이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뒤의 모습. 서울국제금융센터가 안 보이는 걸로 봐서는 2010년 이전인 것으로 보인다.
1985년 개관 당시 광고.
63빌딩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63로 50(舊 여의도동 60번지)에 위치한 지상 63층짜리 빌딩. 높이는 249미터로 1983년 11월 5일 상량식을 마침으로서 이때부터 1986년까지 약 3년간 아시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었지만, 이후 아시아 곳곳에 초고층빌딩이 들어서면서 지금은 인지도가 많이 낮아졌다. 국내 기준으론 2003년 기록이 깨졌다. 건물 관리 회사는 한화 63시티이고 건물운영사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다. 그래서 외벽에 크게 Hanwha라고 써져있다.
1980년 2월에 착공하여 1985년 5월에 완공했다. 설계는 윌리스 타워, 부르즈 할리파, 1WTC, 타워팰리스 등 초고층 건물 전문 설계로 유명한 스키드모어, 오윙스 앤드 메릴리(Skidmore, Owings & Merrill LLP, 약칭은 SOM)사가 맡았고 공사는 건물주인 신동아 그룹의 계열사인 신동아건설이 담당했다. 설계와 건축에 외국 기술이 들어갔기 때문에 층간 간격도 비슷한 층수의 다른 건물에 비해 크다.
처음엔 신동아그룹 소속 대한생명(略 대생. 보통 광고등에서는 약칭으로 社名을 소개하는편.)이 소유하고 있었으나, 1997년 외환 위기 때 그룹이 해체되고 한화가 대한생명을 인수하면서 현재는 한화 소유의 한화생명이 되었다. 물론 지금도 한화생명의 본사이긴 하다.
2005년경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했다. 공사비가 천억원 대에 이르는 큰 공사였는데, 계열사인 한화건설이 수주 입찰에서 탈락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다. 공사를 따낸 쪽은 삼환기업. 하지만 훗날 2014년에 한화건설 측에서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테니 현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 댓가로 삼환에서 공사대금 부풀리기로 마련한 14억여원을 한화건설에 주고 삼환은 천억대 공사를 따낸 거였다. 다만, 한화건설에서 공사대금도 적지 않은 대다가 그룹의 대표 건물인 63빌딩 리모델링 공사를 왜 직접 수주 안하고 꼴랑 14억 정도의 뒷돈만 챙겼는지는 의문인데, 검찰도 끝내 이 돈의 사용처를 밝혀내지 못했다.
2015년에 또 한번 전체 리모델링 공사를 하였다.
63빌딩이라는 이름에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의 선샤인 60보다 커보이려던 의도가 있다는 말도 있다. 실제로 완공 당시 대대적으로 동양 최고라 선전했다. 1987년 싱가포르에 같은 63층 건물이지만 높이가 279미터에 이르는 원 래플즈 플레이스가 건설될 때까지 아시아 최고층 건물이었다.
그렇기 때문이었는지 이 빌딩을 직접 보기 위해 여의도에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사람들 때문에 교통이 마비되고 도심기능까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 당시까지만 했어도 서울 도심에도 고층 빌딩이 그리 많지 않았다. 63빌딩 이전에 한국의 마천루라 할 건물이 1971년에 완공된 종로의 삼일빌딩, 1978년에 완공된 롯데호텔 서울 본관이였는데, 서울 사람에게도 63층이면 31층의 두배라는 느낌이 얼마나 충격적으로 다가왔을지 상상해 보자. 하물며 시골에서는 당연히 신기하게 보였던 빌딩이었으니, 높은 곳으로 올라가 서울 전망을 보는 것 자체가 그저 신기했을 따름이었다.
뭐 이때는 한반도 최고의 타워였다지만, 한편으로는 이북에서 이 63빌딩 때문에 본인들이 열등감을 느껴 당시 기준으로는 거의 세계적인 높이급의 류경호텔을 지으면서 2등으로으로 밀려났다. 물론 지금은 다시 롯데월드타워로 추월한 상황이다.
63빌딩의 명칭에 대해서 사실 63층까지 있어서가 아니고 지상 60층, 지하 3층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대부분 이걸 정설이라고 믿는데, 엄밀히 따지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이다. 61-63층은 직원들이 사용하는 곳이고 지하 3층 지상 60층 이란건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나온다. 물론 '일반인이 들어갈 수 있는'이란 수식어를 붙이면 가능하긴 하다. 건물 운영팀 대리가 직접 증언하고 6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분명 존재하는 것이 증명이 된다. 2010년 25주년 기념으로 옥상인 63층까지 가볼 수 있는 행사도 있었는데, 사실상 방공포대와 전기시설 때문에 20%만 개방했다고. 참고로 62층은 a와 b로 분리돼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건축법에서는 60층으로 규정하여 건축물 대장에도 60층으로 표기돼 있는데 이는 실제로 44층이 존재하지 않고, 옥상은 층 수에 계산하지 않으며, 61~62층을 별개의 층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그러하다.
또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63빌딩이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인데, 63빌딩은 2003년부터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아니었다. 2003년 목동 하이페리온이 건설되며 깨졌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빌딩 1위는 2016년 3월 완공된 롯데월드타워로 555m의 높이를 자랑한다. 2위인 인천광역시 송도국제도시에 2010년 2월 개장한 동북아무역타워로 68층에 312미터이다. 3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있는 아파트인 해운대 두산 위브 더 제니스 101동도 높이는 301미터이며 63빌딩보다 훨~씬 더 높다. 그리고 같은 여의도내에서도 283m의 높이의 서울국제금융센터가 2012년에 개장하면서 동네에서도 높은 건물이 아니게 되었다.
1990년대 말엽까지는 서울에 달리 견줄만한 고층빌딩이 없을 뿐더러 다른 곳에도 고층빌딩이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각종 매체에서도 서울의 상징으로 63빌딩이 꼽혀 왔다. 한 예로 1980년대 중반 전두환의 평화의 댐 계획 당시 북한이 평화의 댐 보다 상류에 있는 금강산댐을 폭파시킬 경우 가뒀던 물이 63빌딩의 중턱(3분의 1이며 20층 높이)까지 찬다는 얘기를 퍼뜨리기도 했다. 어쨌든 지방에서 서울구경을 오면 꼭 가보곤 하는 코스도 이 곳이다. 그러나 서울 토박이 중에서는 63빌딩에 안 가본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비슷한 곳으로는 남산타워가 있다. 그나마 남산은 애인 만들고 자물쇠 잠그러 가기 때문에 요즘엔 많이들 가는 편.
하지만 그 상징성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 한때는 대한민국 자체제작 애니메이션에서 이 곳이 등장하지 않으면 섭섭할 정도였으며, 박진영의 노래 '엘리베이터' 가사에서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키스를 오래 나누고픈 연인이 언급하는 빌딩이 바로 63빌딩이다. 심지어 도곡 타워팰리스가 건설될 때 대한민국 최고 건물이라고 각종 언론사와 방송국에서 보도를 해댔지만 묻혔다. 그만큼 63빌딩의 네임밸류는 상당하다. 그리고 위치 자체도 사실상 서울의 중심인 여의도이다. 게다가 주변에 유수의 방송국들도 존재하며, 무엇보다 황금색 유리로 인해 다른 건물 및 마천루에 비해 시각적으로도 굉장히 눈에 띄고 특히 맑은 날 그 인상이 굉장히 강렬하여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박힌다. 그 인지도는 한동안 지속될 듯 하다. 특히 지역적 위치상 동여의도의 끝자락에 있으면서도 여의도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기에 더더욱 상징성이 넘쳐날 수 밖에 없는 것.
사실 고층건물 순위에서 밀려난 것은 별 의미가 없는게, 왜냐하면 '한때 가장 높았던 건물'이란 역사적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종합격투기에서도 2015년 현재 효도르는 실력의 한계를 보이고 은퇴한지가 오래 되었고 더이상 60억분의 1도 아니지만, 한때 그를 상징하는 단어였던 '60억분의 1'이란 별명을 여전히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마이크 타이슨도 현역에서 물러난지 오래지만 여전히 '핵펀치'의 대명사로도 쓰이고 지금 미국에서도 여기저기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데 인지도가 상당하다. 지금 실력 여부와는 상관없이 한때 WBA-WBC-IBF 통합 헤비급 챔피언이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63빌딩도 한때 한국에서 최고층이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 그 사실만으로 인지도는 유효할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높다고 좋은게 아니고, 전망대로의 출입여부 혹은 편의성과 위치가 중요하다. 타워팰리스가 63빌딩보다 높다고 한들 일반인이 갈 수나 있겠는가. 또한 인천 동북아트레이드빌딩의 경우는 바다가 바로 앞에 있지 않다. 높아도 막상 송도국제도시가 보일 뿐이라면 전망대로의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부산의 두산위브더제니스의 경우 일반인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가 없다. 반면 63빌딩은 위치도 딱 서울 중심이고, 누구나 자유롭게 전망대에 갈 수 있으니,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의 중심에서 서울을 전망한다는 상징성이 있기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63빌딩 정도의 높이라면 사실 그 이상 더 높아도 도토리 키재기 같은 느낌이라서 별 감흥도 없을 것이다. 과거에 63빌딩은 그야말로 다른 빌딩들을 압도하는 최고층 빌딩이다보니 그렇게 높은데서 바라보면 어떨까하는 메리트가 있었다면, 어차피 63빌딩의 2배 높이라든지 그 정도가 아니고서야 약간 더 높은 정도 가지고는 사람들의 흥미를 자아내기가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약간 더 높은 정도 가지고는 63빌딩에서 바라보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을테니까. 게다가 63빌딩은 한강 바로 앞에 있다. 전망대에서 보는 리버뷰도 장관이다.
63빌딩에 대한 넘사벽급 인지도는 2017년 롯데월드타워(556m)나 2021년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569m)가 개장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질 것으로 보인다. 즉, 연령대별로는 약 2010년생 전후 이후에 태어난 인물들이 주류가 되는 시기, 대략 2045년~2060년, 즉 21세기 중반 즈음이 되어야 정립될것으로 보인다. 둘 다 서울의 부도심인 강남권인데다, 63빌딩보다 두 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2021년 파크원(338m)이 개장하여 전망대가 개업한다면 수요가 어느 정도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63빌딩의 전체적인 외형은 서울을 위해 기도하는 양 손을 나타낸다. 실제로 건물에 엄지손가락 비슷하게 생긴 조형물이 있다.
빌딩 안에는 전망대와 수족관 등이 있다. 국내에서 단 둘 뿐인 실러캔스 표본이 전시되어 있는 곳 중 하나가 이 곳이다. (다른 하나는 부산에 있다) 전망대는 다수의 레스토랑과 갤러리로 구성되어 있어 나름 일반인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다. 또한 1층의 빵집은 외국인들도 많이 일하는 건물의 특성상 본토 스타일이 강한 빵을 판매한다는 것도 특징. 한때 써브웨이가 한국에 처음 들어온 90년대 63빌딩 지하 1층에 들어와 직장인들에게 꽤 유명했다. 그러나 한국 써브웨이가 지언유통에서 다른 회사로 넘어가고 미국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등 풍파를 거치며 이제는 없다.
지하철로는 여의나루역과 샛강역이 가깝다. 지도상으로는 경부선 노량진역도 가깝지만 실제로는 올림픽대로 때문에 바로 갈 수가 없고 대방역까지 멀리 돌아서 여의교와 샛강역을 거쳐서 가야한다.
왼쪽의 쌍둥이 빌딩은 여의도 금호리첸시아이다.
참고로 노량진에서 보면 아주아주 잘 보이는 건물로 특히 일출, 일몰때 반짝반짝하여 제법 아름답다. 때문에 수험생들이 이 건물을 보면서 희망을 얻기도 하고 절망감이 증폭되기도 한다고 한다. 딱히 잘 인식되지는 않지만, 정작 없으면 허전한 포지션.
참고로 63빌딩의 노르스름한 유리는 실제로 금코팅을 했었다. 금코팅 덕에 열반사율이 높아져 냉난방 효과가 올라가는점이 특징인 유리였다. 그러나 2011년 유리를 교체하면서 보다 발달된 코팅 기술로 코팅된 유리를 사용하면서 2018년 현재는 유리에 금이 씌어져 있지 않다.
서울세계불꽃축제가 바로 앞 한강에서 열린다. 불꽃이 터지는 모습이 63빌딩의 표면에 이지러지며 반사되는 모습이 나름 운치 있다. 그리고 불꽃 축제가 잘 보이는 건물이 많지 않은데 그중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기에, 63빌딩에 입주한 한 외국계 기업에서는 주 5일제 시행으로 주말엔 어차피 사무실이 비니 직원들을 위해 사무실을 개방해서 다같이 불꽃 축제를 구경했다고.
개성없는 콘크리트 정글이라고 비판받는 서울에서 그나마 외국인들 대다수가 멋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COEX 트레이드 타워와 함께 대한민국 마천루의 대표라는 상징성을 빼놓고 봐도 멋진 건물임에 틀림없다.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마치 서울에 거대한 금괴가 떡하니 박혀있는 것으로 보이니까. 특이한건 둘 다 80년대에 지어진 빌딩이라는 점.
한때 이곳 빌딩 옥상에 발칸포가 있냐 없냐 논란이 있었는데, 사실만 간단히 말하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없다. 군사보안상 일반에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곳인데,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위치가 노출되면서 부득이 옮겨야 했다. 그리고 고층빌딩들의 증설과 도심구역의 확대로 사격제한구역 을 지정하는것이 무의미해졌기 때문. 여담으로 63빌딩 포대에선 빌딩의 직원식당을 사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