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2R GS칼텍스전에서 지나친 감정표출로 또 논란을 빚었다. 2세트에서 상대편 선수에게 블로킹을 당하자 바로 공을 잡아 쳐내며 경고를 받았는데, 5세트에서 또 가로막기를 당해 실점하자 네트를 거칠게 잡아당기며 상대팀 쪽으로 분노를 표출하여 비매너 논란이 일었다. 차상현 감독이 이를 보고 즉시 항의했으나, 강주희 주심은 김연경에게 경고를 주기는 커녕 역으로 상대편에게 자극을 주는 행위가 아니니 괜찮다고 옹호하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보다시피 상대팀의 감독 본인이 김연경의 태도에 화가 나서 이렇게 항의를 하는 상황인데 이게 상대편을 자극하는 게 아니면 대체 뭐란 말인가?
얼핏 보면 저게 뭐가 어때서 싶겠지만 생각보다 많이 심각한 상황이다. 배구, 배드민턴, 테니스 등 네트를 사용하는 구기 종목에서 네트를 잡아당기는 행위는 네트를 파손시킬 수가 있어 엄격하게 금기시되는데 신인도 아닌 종목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가 이를 어긴 것이다. 또한 상대 선수와의 접촉이 없는 배구는 도발 행위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고의성과는 상관 없이 상대 쪽으로 이상한 제스처를 취하는 즉시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간주해 제재가 가해지는데, 네트에 매달리다시피 하면서 상대쪽에 대고 포효를 했으니 이는 명백한 비매너 행위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해당 경기가 열린 곳은 원정팀의 경기장, 즉 네트 또한 장충체육관 측에서 관리하는 사실상 상대팀의 소유이다. 그런데 그런 상대팀의 기물을 함부로 대한다? 네트의 훼손 여부에 따라 공공 기물파손 혐의로 고발을 해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또 공을 함부로 바닥에 세게 내리친 것도 문제가 있는게 그 공이 자기 공도 아니고 KOVO 소유의 것을 내 것이 아니라고 저렇게 함부로 내동댕이치는 것 역시 네트 논란에 가려져서 그렇지 해당 행위 역시 문제가 적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축구경기에서도 골을 넣거나 먹혔다고 그 공을 관중석으로 사납게 차버리는 것을 통해서 경고를 얻어먹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런데도 주심은 제재는커녕 가벼운 구두경고도 안 주고 역으로 "스스로 화풀이했으니 도발이 아니다"라고 친절히 김연경의 입장을 대변했다. 다시 강조하지만 상대 코트 쪽으로 감정을 내비치는 것은 의도와는 상관없이 확실히 비매너 행위가 맞다. 2세트에서 공 때리기로 구두경고를 받은 것도 다른 케이스에서는 거의 다 카드가 주어졌기 때문에 마땅히 카드가 나왔어야 했고 5세트 네트 당기기는 레드카드(제재)도 충분히 발급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1점 실점과 서브권이 넘어가야 하는데, 문제는 해당 상황이 일어난 스코어가 5세트 14-15였기 때문에 김연경에 정상적으로 제재가 들어갔으면 GS가 16점을 얻어 14-16으로 그대로 게임이 끝날 수도 있었다. 애초에 특정팀을 배려해서 봐 준다는 것 자체가 특혜이자 편파이고, V-리그 팀들의 정정당당한 승부 의욕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는 점에서 말이 안 된다는 말이다.
결국 주심의 어이없는 판단으로 흥국생명에게는 어떠한 제재도 없었고, 재개된 경기는 흥국생명이 5세트를 역전해서 가져가며 이겨서는 안 되었을 그 경기를 승리하고 만다. GS 선수들은 어지간히 분했던지 이소영이 경기 종료 이후에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2020년 KOVO컵 결승전 이후 김연경이 GS칼텍스에게 상당히 독기를 품고 있다는게 다시 드러난 경기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불만이 그릇된 방향으로 표출되었다는 것은 백이면 백 쉴드쳐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더 어이없는 것은 해당 경기의 팡팡으로 선정된 김연경이 인터뷰에서 자신을 변호하면서 "미간을 찌푸리고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이 원래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이니 앞으로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드립을 치며 자신은 전혀 잘못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 말처럼 개소리인 것도 없는 게 승부욕과 매너는 별개의 문제다. 감동의 골마 문서에서 나오듯이 임요환의 승부욕은 모든 스타팬들이 하나같이 인정하는 바였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자신을 제치고 우승을 한 최연성에 대해 축하는 커녕 자기 감정에만 휩싸여서 울음을 터뜨렸다는 이유만으로 그 당시에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경력이 있었고 결국 사과까지 했다. 그냥 상대 선수에 비난도 안하고 단지 자기 스스로 울음을 터뜨리기만 했던 테란의 황제인 임요환조차 비판을 받고 그랬는데, 상대 네트를 함부로 잡아당긴 김연경의 태도가 스타선수라는 이유만으로 옹호받을 필요는 더더욱 없는 것이다. 나중에 박미희 감독에게 한소리 들었는지 네트를 건드린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김연경이 인정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2세트 공 치기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또 논란이 되었다. 실제 박미희 감독도 네트는 과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은 어지간히 화가 났던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그 상황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경고를 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종료 후 다음날 11월 12일, KOVO가 김연경에게 제재를 주지 않았던 강주희 심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징계를 내리면서 사건은 김연경의 잘못인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그러나 정작 심판에 대한 제재는 하면서, 연맹 차원에서 김연경에 대한 제재는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또다른 논란이 생기게 되었다. 동시에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흥국생명 구단에게 재발방지를 위한 선수단 교육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다른 구단에게도 같은 주문을 넣었기 때문에 억울하겠지만 GS 선수들도 예외는 없다.
한편 GS칼텍스와 같이 장충체육관을 쓰는 서울 우리카드 위비의 신영철 감독도 비신사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중파 뉴스에서도 경기 중 비매너 논란이라며 보도했고 12일 저녁에는 KBS 9시 뉴스가 강주희 심판 징계를 보도하며 11일에 이어 12일에도 김연경이 실검 1위를 달성했다.
원체 성격이 그런 사람이다 보니 식빵이나 도발 등을 여러 번 감행했지만 그동안은 대표팀 경기나 다른 나라 리그에서 했기 때문에 별 말 없이 넘어갔는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야구계의 비호감 대표주자인 오재원을 생각해보자. 철없는 신인도 아니고 짬을 먹을대로 먹은 베테랑, 그것도 리그와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가 신인이나 할 법한 비매너 행위를 반복하는 것은 상대 팀 관계자와 팬들에게 좋게 보일 수가 없다.
김연경의 비매너도 잘못이지만 베테랑인 그가 이런 행동을 보였다는 것은 그가 고참급이자 베테랑으로서의 냉정함과 차분함, 또 베테랑이 되었으면서 자기 자신의 감정조차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존재한다. 당장 컵대회 때도 GS칼텍스 상대로 공격이 막히자 당황하는 모습을 지었는데, 이재영은 아직 젊으니까 당황한다고 쳐도 나이 30이 넘은 베테랑인, 그것도 주장인 그가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자기 멘탈조차 관리하지 못한다는 것은 의외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주장은 그라운드 내의 또다른 감독으로서 선수 조율도 잘 해야 하지만 동시에 베테랑으로서 선수들의 멘탈을 잘 잡아주고 팀의 분위기를 잘 끌어올려 주는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그런 주장이 팀 케미스트리를 해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비판적으로 봐야 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