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세르크는 일본 만화 역사상 손에 꼽을 정도로 비주얼적 디테일과 스케일이 극한에 다다른 작품으로 명성이 높다. 예시로 들 수 있는 세 장면은 특히 많이 힘이 들어간 걸로 유명한데, 저 장면이 포함된 각 화를 완성시키기까지 수개월을 휴재한 끝에 완성시켰다. 특히 브리타니스를 침공하는 쿠샨 제국의 10만 대군 돌격 장면은 한 화 그리는 데만 자그만치 1년이 걸렸다.
간혹 미우라 켄타로가 어시스턴트 도움 없이 혼자 원고 작업을 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건 작가더러 죽으란 소리이기 이전에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베르세르크는 배경과 효과선까지도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애초에 주간 연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고 월간 연재를 한다고 해도 이 정도 퀄리티의 그림이 월간으로 한 화가 나온다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다. 결국 편집부에서 고퀄리티의 작화를 완벽하게 보장하는 전문가급 어시들을 지정하여 '미우라 켄타로 스튜디오'라는 이름의 작업실을 따로 차리기에 이른다. 더욱이 켄타로는 이런 미칠 듯한 퀄리티를 연출하기 위해서 어시들이 그린 걸 보고 마음에 안 들면 처음부터 다시 그리라는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무수한 작업량 때문에 뛰쳐나간 어시가 한두 명이 아니었다고 일본어 위키페디아에 서술됐을 정도다. 작가 본인도 20여 년 동안 하루 15시간씩 원고 작업만 하다 보니 젊어서 다른 걸 못해 본 게 아쉽다고 한다. 그만큼 한 인간의 장인정신이 녹아들어가 있는 만화라는 것은 분명하다.
해당 스튜디오 내 어시스턴트 중 하나가 이르기를, 미우라 켄타로는 극이 진행될수록 상처가 회복되어 가는 순서까지 정해서 몸에 흉터를 그리고 매 화마다 작품의 캐릭터가 상처 입은 부분에 대해 기록하는 무서운 아저씨라고 한다. 실제로 단행본을 보면 그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참고로 위의 쿠샨 기병 정렬 씬은, 브리타니아 침공 편으로 설정상 20만 대군이 결전을 벌이는 장면인데, 그 어시들을 갈아넣고도 1회를 연재하는 데 1년이 걸렸다. '미우라 켄타로의 만력을 따라갈 수 있는 어시라면 혼자서도 잘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에 어시가 전부 뛰쳐나가서 미우라에게는 어시가 없다'는 농담도 있다. 농담이 아닌 게, 네임드 어시(?)로는 작가의 동창인 모리 코우지와 권투암흑전 세스타스의 작가이자 같은 동창인 와자라이 시즈야가 있으며 지금도 짬이 나면 틈틈이 미우라 켄타로를 돕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만화들 중에서 홀로 그렸는데도 종종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작화가 꼼꼼한 만화들은 작가가 제법 이름값도 있고 그럭저럭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서 단행본 1권이 1~3년에 걸쳐 나오는 경우라고 생각하면 된다. 위에 서술한 장 클로드 갈도 그런 만화가였다. 장 클로드 갈이 평생 동안 그린 만화책은 5권에 불과하지만 프랑스에선 아예 예술작품으로 인정받았을 정도다. 한국 만화가로서 안수길(1963~2005)도 호랑이 그림에 엄청나게 꼼꼼한 작화로 알아줘 미국 헤비메탈 지로부터 경악에 찬 사진이라고 찬양을 받았으며 일본에서도 작품을 꾸준히 냈지만 이 분도 장편 만화는 거의 3권뿐이었고 나머지는 단편으로 권당 1년 이상이 걸릴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만화가 지나치게 꼼꼼한 까닭에 처참하게 느린 발매 속도를 가지고 있으며, 정교한 그림체도 작가가 고령이 되어 체력의 한계에 부닥침에 따라 점점 열화되어갔었다.
작가 혼자서 만화를 고퀄리티의 그림체를 유지하며 그것도 잡지 연재를 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프리스트로 유명한 한국 만화작가인 형민우도 2000년 초반 한 영화 소모임에서 잡지 연재작을 이런 그림체로, 그것도 작가 혼자서 그리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만일 그런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라고 믿지 말라고 단언했으며, 저렇게 그린다고 해도 몇 권 못 그리고 과로로 쓰러져 죽든지 만화계를 이별할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했을 정도이다.
이 때문에 2015년 재연재 시점부터는 월간 연재에 맞추기 위해서 작업 방식이 전부 디지털 작업으로 바뀌었다. 다만 작가가 타블렛에 적응이 덜 된 것인지 예전보다 비율이 어색하거나 불안정해 보인다는 여론이 있었으며, 그것과는 별개로는 예전에 등장한 컷을 거의 재활용한 듯한 컷도 간간이 나왔다.
때문에 판타지아편부터 캐릭터의 그림체는 점점 둥글어지고 깔끔한 느낌을 주며 과거의 다크한 느낌은 많이 사라지고 반면에 여캐들의 눈이 커지고 턱은 작아져서 모에도가 증가했다. 2010년대 말부터는 남성 캐릭터들의 외모마저 소년만화 풍에 가깝게 변해서 연재 초반과 비교해 보면 동일인물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캐릭터의 감정 표현 시 눈 모양이 요즘 학원물이라 해도 믿을만큼 지나치게 과장되게 변해버려, 기존의 리얼리즘적인 기법에 비해 많이 그림체가 바뀌었다. 반대급부로 배경 퀄리티는 갈수록 더욱 상승하고 있었다. 따라서 전체적인 퀄리티가 떨어졌다는 건 틀린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