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구의역 비정규직 사망사고' 막말 논란
본문 바로가기

변창흠 '구의역 비정규직 사망사고' 막말 논란


2020. 12. 24.

SH 사장 때인 2016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에 대해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내부 회의에서 발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 해당 발언은 보수층들뿐만 아니라 노동계 등 일부 진보층까지 변창흠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계기가 되었다.

2020년 12월 17일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알려진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2016년 6월말 열린 간부회의에서 구의역 사고를 언급하면서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흔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마치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 사장이 있었으면 두세 번 잘렸을 정도”라고 말했다. 당시 사고 책임 문제를 두고 여론의 비판이 거셌던 박원순 서울시장을 두둔한 발언이다.

변 후보자는 이어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 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었다"며 "사실 아무 것도 아닌데. 걔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현장이 많다"며 "조금의 실수가 없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변창흠 후보자는 2016년 이 발언을 보도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SH공사도 공사 현장이 40군데가 넘고 임대주택을 20만채 관리하고 있다. 그렇기에 조금만 잘못이 있어도 누구 잘못인가는 무관하게 관리기관으로서 엄청나게 타격을 입을 수 있으니 그런 측면에서 (구의역 사고를) 언급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누구한테든 상처를 줬다면 죄송하다'며 '공기업에선 누구의 잘못과 무관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임을 져야 하니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덧붙임으로써 그 사건은 해당 직원의 잘못으로 사망한 사건이며 이것을 공기업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지는게 억울하다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사망자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20세 청년이었고, 저임금(월 144만원)과 사고 당시 혼자 작업하는 등 근본적으로 열악한 작업환경과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게 조사 결과에서 확인되었다. 또한 대법원은 2019년 11월 해당 사고와 관련한 사용자인 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 측의 지휘ㆍ감독 부실 책임을 인정했다.

이에 노동계는 반노동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변창흠의 발언에 분노한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 등은 2020년 12월 2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 후보자는 김군을 모욕하고, 김군이 잘못해서 사망한 것인 양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런 인물이 서울교통공사의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구의역 사건 추모 행동을 주최한 단체인 '청년전태일'과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인 김용균 씨의 동료들이 동참했다.

여당에서조차 변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박성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그런 인식들이 과연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과 맞는 가치의 발언이었는가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또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비판을 받아도 마땅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후보자의 자질과도 연관지어 생각해볼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의당은 변창흠을 '데스노트'에 올릴지 말지는 아직 결정을 못했다. 당내에서 변창흠에 비판적인 기류가 매우 강하긴 하나, 사퇴하라는 의견과 인사청문회에서 검증하겠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변창흠 후보자가 사과를 위해 구의역 김군의 동료들에게 만남을 제안했지만, 김군 동료들은 이를 거절했다. 임선재 PSD1 지회장은 "저희는 김군의 죽음에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고 했지만, 변 후보자는 '김군의 잘못'이라고 얘기했다"며 "사과를 받아야 할 대상은 우리가 아닌 김군이다. 김군에게 직접 사과하기 바란다"라고 했다.

또한, 아직도 김군이 실수로 죽었다고 생각하냐는 심상정 의원의 질문에 뜸을 들이며 답하는 태도도 문제가 되었다.

이어 2020년 12월 22일에는 정의당의 단식 농성장에 갑자기 나타나 같이 농성하고 있던 사고 노동자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농성장에는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희생자 김용균 씨의 모친 김미숙 씨, tvN 조연출로 일하다 '갑질'로 자살한 이한빛 PD의 부친 이용관 씨가 단식 농성 중이었다. 변 후보자 발언의 피해자는 구의역 김군과 그 가족인데, 정작 사과해야 할 사람을 찾아가지 않고 엉뚱한 사람들을 찾아가 사과했기에 김미숙·이용관 씨 등 유가족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사전에 유가족들은 변창흠 후보자의 방문 의사를 거절했는데도 불구하고, 무작정 찾아가 일방적으로 사과를 한 것 역시 비판을 받았다. 정의당 측에서도 매우 유감이라고 불쾌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