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목축업은 아일랜드 출신의 임피제 신부(본명 패트릭 J. 맥그린치)로 인해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4년 청년 시절 제주도 땅을 밟은 임피제 신부는 한국전쟁과 4.3사건 등으로 인해 궁핍한 삶을 살던 제주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목축업이 발달한 자신의 고향인 아일랜드의 경험을 되살려 새끼를 밴 어미 돼지 한 마리를 인천에서 구입해서 제주 한림까지 가져 왔다. 이후 어미가 낳은 새끼 돼지들을 아이들에게 한 마리씩 나눠주면서 분양한 돼지가 커 나중에 새끼를 낳으면 그 중 한마리를 반환하게 했다. 이것이 바로 성이시돌목장의 시초가 되었고 임 신부에게 '돼지 신부'라는 애칭이 붙게 된 것도 그래서다.
이후 임피제 신부는 성이시돌목장에 돼지를 비롯해 양과 소, 말까지 사육하면서 한국 최대의 목장으로 키우는 등 제주 근대 목축업의 기반을 마련했고, 목장에서 생산된 양털을 이용해서 옷을 짜는 한림수직을 설립해 1,300여명의 젊은 여성들을 고용하는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바 한편 제주에서 처음으로 신용협동조합을 창립하였고, 그밖에 병원, 양로원, 요양원, 유치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설립해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들을 돌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