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힘 라이시는 이란의 법조인이자 정치인으로, 제13대 이란 대통령이다. 본명은 '에브라힘 라이솔사다티'지만, 흔히 '에브라힘 라이시'로 알려져 있다.
현재 하메네이 사후 차기 라흐바르가 될 유력한 인물이다.
마슈하드의 성직자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5세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이맘 레자 사원의 이맘이자 마슈하드의 금요기도 이맘인 아흐마드 알라몰호다의 사위이기도 하다.
1980년 카라지에서 검사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에는 하마단에서도 검사로 활동했다. 서로 무려 300km 이상 떨어져 있지만, 용케도 멀리를 왔다갔다 하면서 무리 없이 활동했다. 이쯤 되면 체력은 꽤 대단한 듯. 1985년 수도 테헤란의 검찰청 차장으로 임명되었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10년 간 종합검사실장을 지내다가, 이후 대법원 차장으로 임명되어 10년 간 재직했다. 그 후에는 2년 간 검찰총장을 역임했으며, 2019년부터 대통령이 되기 전 까지 대법원장직을 맡고 있는 중이었으며. 2021년 8월 3일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물러났다.
법조계를 잠시 떠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공익신탁 아스탄 쿠드스 라자비의 관리인 및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과거 이슬람공화당 소속이었으나, 이 당은 1987년 해산되었다. 현재는 전투적 성직자회 소속. 2006년 남호라산 주 전문가 회의 의원으로 당선되어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이 또한 2021년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물러날 예정.
2017년 대선에 이슬람혁명군인민전선 후보로 출마했으나, 38.3%의 득표율로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 밀려 낙선했다. 알리 하메네이가 내심 지지하던 후보였고,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전 테헤란 시장이 라이시를 지지하며 사퇴했는데도 큰 표차로 낙선한 것. 다만 여론조사에서 일찌감치 로하니에게 뒤지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낙선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그 후 2021년 대선에 다시 출마했다. 사실상 범여권 및 중도파가 일찌감치 압돌나세르 헴마티 전 중앙은행 총재로 단일화한 반면, 보수파들은 여러 후보가 난립한 상황이라, 로하니의 낮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행여나 보수파의 분열로 중도파 헴마티가 당선되는 것이 아니냐는 보수파 일각의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우려 자체를 할 필요가 없이 라이시가 약 62%에 가까운 득표율로 초압승했으며, 그나마 대항마로 출마한 모흐센 레자이도 라이시와 마찬가지로 보수파였는데다가, 11.79%로 크게 낙선했다. 무려 50%에 가까운 격차로 초압승한 셈. 정작 중도파 및 범여권 단일 후보로 출마한 헴마티는 10%도 안 되는 8.38%의 득표율로 광탈했다.
이로서 보수파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기는 했지만, 애초에 후보 등록 과정에서 개혁파 후보들은 다 탈락시키는 등 이란 당국의 답정너 행태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투표 보이콧 운동까지 일어났다. 실제로 2017년 대선보다 투표율 자체가 크게 떨어져 (73.33% → 48.78%) 이슬람 공화국이 수립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였으며, 그나마도 표 중 14%인 417만표가 무효표였다. 반라이시 성향 유권자들은 투표를 보이콧하거나 무효표를 찍었으니 당연히 라이시가 초압승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란의 대통령은 그럴싸한 타이틀과는 달리 별다른 실권이 없다. 실권을 쥐고 있는 자는 바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다만 라이시가 하메네이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보아서 큰 무리는 없을 듯.
2021년 현재 하메네이가 80을 넘긴 고령이라 후계자를 물색해야 하는데, 어지간한 역대 대통령들이 재선까지 한 것으로 보아 라이시도 이변이 있지 않는 한 2025년 재선은 확실하며, 이 시점에서 하메네이는 86세가 된다. 이런 점으로 보아 라이시는 사실상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이미 내정되었다고 봐도 무관하지 않다. 사실 하메네이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 보수파들로부터 인기가 높다는 점에서 2019년 전후로 후계자 후보군에 오른 상황이었다.
2021년 8월 3일, 하산 로하니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 취임했다.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국영기관 세타드(Setad)의 수장 모하마드 모크베르를 신임 부통령에 임명했다.
2022년 2월 21일에는 카타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과 회담을 갖고 JCPOA(이란 핵합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였다.
2022년 9월부터 2023년 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반체제 시위로 인해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테헤란 검찰청에서 활동하던 1988년 기소위원회 위원 4명 중 하나였는데, 이 위원회는 정치범 및 반대파 처형으로 서구 언론 및 재야로부터 "살인위원회"라는 낙인이 찍힌 바 있다. 이 때 처형된 인사들은 대게 인민전사기구 및 민중당(Tudeh) 등 공산주의자들이었다.
이로 인해 국제사면위원회의 지탄을 받았으며, 미국 해외자산통제국의 제재 대상에도 올랐다. 아무리 반미국가의 수장인 이란 대통령이라지만 대놓고 미국의 제재를 받는 인물이 대통령이 된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