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조선일보' 본질 흐리는 물타기 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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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조선일보' 본질 흐리는 물타기 시전

한밤까지 진행된 국감에서, 윤석열측이 JTBC의 룸살롱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을 내놓았고, 조선일보는 즉각 이것을 "JTBC 오보"라고 단정하는 기사를 냈다.
JTBC 오보로 ‘검사 접대’ 헛발질 질문한 민주당 김남국...尹 “무슨 말인지”



조선일보의 친윤 기자 박국희가 윤석열을 실드치려는 다급함에 정신없이 썼는지 기사가 매우 장황한데, 정리하자면 이런 주장이다.
1. 김봉현은 4월 23일 체포되었다.
2. 남부지검은 5월 들어서야 김봉현 조사에 나섰다.
3. 국감 현장에서 윤석열측이 남부지검에 즉시 확인한 결과,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이 모 룸살롱에 압수수색을 나간 것은 4월 21일"이다.

오 뭔가 그럴듯해...? 그런데 가만히 따져보면 해괴한 주장이다.
룸살롱 종업원에 따르면 남부지검이 조사를 나온 날 영장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윤석열측의 답변은 "압수수색을 나갔다"라고 했다. (보도 후반부에 '종업원 휴대전화 압수'라는 자막이 나오지만, 실제 기자의 멘트는 두 차례나 거듭 '종업원 휴대전화를 가져갔다'라고만 했고, '압수' 표현은 전후 맥락상 자막 작업자의 실수로 보인다)
윤석열측의 질문을 받은 검사들의 입장에서, 법원에서 발부받은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러 간 일과 빈손으로 털레털레 조사하러 간 일이, 과연 혼동해서 잘못 보고할 수 있는 일일까? 억지로 뜯고 들어가서라도 강제로 조사할 수 있느냐, 종업원에게까지 굽신거리며 탐문해야 하느냐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는데도?
즉 남부지검이 조사차 나간 룸살롱과 윤석열측이 답변한 룸살롱이 다른 곳이거나, 아예 다른 사건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더 중요한 것은, 남부지검의 조사가 김봉현 소환조사 전이든 후든 그 시기가 결정적인 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남부지검 수사팀이 4월 23일 김봉현 검거 전부터 김봉현을 수사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고, 그 차원에서 검거 전에 행적 추적이든 뭐든 목적으로 해당 룸살롱을 조사했을 수 있다. 그 이유는 남부지검 수사팀을 감찰해서 확인하면 되는 것이고.

시기 갖고 왈가왈부 하면서 혼동이 올 수도 있는데,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기본 '팩트'는 김봉현의 체포 시점과 조사 시점이 아니다. 해당 룸살롱의 직원이 실제 김봉현과 검사들, 변호사를 목격했고, 방 3개를 예약해서 특이해서 기억한다는 등 그 발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또한 그 종업원들 중 한명은 남부지검까지 나가서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시기가 정확히 언제였든, 이 진술이 달라지지 않는다.
즉,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4월경에 해당 룸살롱에 간 남부지검 수사팀은, 김봉현이 검사들을 접대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김봉현 체포 전, 또 김봉현 소환조사 전이라고 해서 문제의 심각성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남부지검의 기존 주장은 김봉현의 검사 접대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고, 해당 룸살롱 종업원 복수의 증언은 남부지검이 그 사실을 조사해갔고 남부지검으로 소환되어 조사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즉 윤석열측과 조선일보 박국희가 문제의 핵심이 아닌 '시기' 문제를 가지고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를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