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나무의 열매. 지름 6~8cm에 둥근 모양으로 있고 단단하고 약간 반질반질한 느낌의 붉은 외피와, 내부의 노르스름한 껍질이 가장 안쪽에 있는 종자(석류알)들을 감싸고 있다.
과육을 까보면 노르스름한 속껍질 안에 각진 물방울 모양의 작은 종자들이 빼곡히 붙어있는데, 껍질을 제거하고 종자들을 먹거나, 하나하나 껍질에서 종자들을 떼어먹으면 된다. 덜 익은 석류알은 분홍빛 즙이 조금 묻은듯한 투명한 과육을 지니지만, 잘 익은 석류알은 짙은 핏빛과도 같은 강한 붉은빛을 띈다.
종자를 감싼 과육은 잘 익었을 경우 적당히 새콤달콤 + 상쾌한 맛이 나는데, 이 때문에 차갑게 먹거나 화채, 샐러드 등에 동원해도 괜찮다.
과육속의 많은 종자는 먹을 수 있으며, 이 때문에 동서고금 다산, 풍요의 상징이었다. 혼례복인 활옷이나 원삼의 문양에는 포도문양과 석류문양 · 동자문양이 많이 보이는데, 이것은 포도 · 석류가 열매를 많이 맺는 것처럼 자손을 많이 낳고 특히 아들을 많이 낳으라는 기복적 뜻이 담긴 것이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혼례복뿐 아니라 기복적 의미가 강한 민화의 소재로도 자주 등장한다.
열매 껍질은 석류피(石榴皮)라는 약재로 쓰는데, 설사·이질에 효과가 있고 구충제로도 쓰인다. 또한 감기에 걸렸을 때 말린 껍질을 달여서 꿀과 함께 마시면 기침이 덜 난다.
열매는 페르시아 시대부터 염료로서 사용되었다. 꽃 등이 잘 자라기 힘든 중동지역에서 석류같이 크고 아름다운 염료는 있기가 힘들었기에 과거 석류열매는 염료로서 주로 사용되고 페르시아 때 조공으로 바칠 품목에 있을 정도로 예쁜 빛깔이 나왔다고도 한다.
그리고 석류를 염료로 사용하면 특성상 바람이 잘 통하게 된다! 면옷을 석류로 염색하면 화학반응에 의해 삼베처럼 조직이 변하게 된다고 한다.
여성호르몬이 함유되어 있고 어감도 묘하게 여성적이라 흔히 '여성의 과일'이라고 불리지만 사실은 성별에 관계없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도 좋다. 씨앗을 싸고 있는 막에 천연 에스트로겐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여성들의 경우에는 생리불순 등에 효과가 있고 남성의 경우에는 항산화물질이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에 남성들의 발기부전 호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며 남녀 공통으로는 열량과 지방 함량도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뿐만 아니라 석류에 함유된 식물성 에스트로겐과 미네랄이 탈모를 예방하는 효능이 있으며, 한때 석류에 포함된 여성호르몬 성분 때문에 남자가 석류를 먹으면 가슴이 여자 가슴처럼 나온다는 말이 돌았으나 당연히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낭설이다. 호르몬제 한 알 정도의 효과를 보려면 상당히 많이 먹어야 한다.
보면 알겠지만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과일임을 알 수 있다. 덤으로 종자가 빽빽하게 들어있는 모습이 예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종자가 빽빽하게 붙어 있어서 징그럽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
가넷의 경우 석류석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색이 닮아서인듯.
화장품이 변변치 못하던 옛날에는 입술연지 대신 석류를 배어물었다고 한다.
먹기가 끝내주게 불편하다. 사진에 보이듯 열매에 작은 과육이 알알이 박혀있는데 저 과육이 잘 안 떨어진다. 그게 끝이면 좋은데 저 안에 또 큼지막한 씨가 하나씩 들어있다. 알이 작아서 포도먹듯 한알한알 먹자니 감질맛나고(그전에 이렇게 먹으면 저거 저거 하나 까먹는데 한세월이다. 알이 상당히 많이 박혀있다), 그렇다고 한번에 먹자니 씨가 또 귀찮다. 게다가 이 씨가 과육에서 잘 분리되는것도 아니다. 보통 그냥 한움큼 집어서 적당히 씹어서 새콤달콤한 과즙만 빨아먹고 뱉던지, 그마저도 귀찮으면 그냥 씨까지 씹어먹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과육을 둘러 싸고 있는 하얀 막도 씨도 식용 가능하단 점. 때문에 굳이 발라낼 이유는 없다는 정도? 괜히 남자다움을 과시하고 싶은 사람들은 과육을 분리도 안하고 껍질째 씹어먹기도 한다. 맛은 급격히 하락하는 모양. 잘 익은 석류의 과육은 빨간 색인데 덜 익은건 흰색이다. 이런 과육은 씹으면 미친듯이 시큼하다. 열대식당이란 책자를 보면 먹을 거 물가가 싼 태국에서는 노점상을 봐도 다른 과일 주스 2배가 넘는 값에 석류 주스를 파는데 지은이가 왜 이건 비싸요? 라는 질문을 하자 즉시 "씨를 빼내는 게 엄청 힘들거든요." 라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이 여행자도 석류를 먹어봤기에 단번에 이해하고 그 즉시 석류 주스를 사먹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