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캔, 생맥주 간의 맛의 차이는 맥주 애호가들간의 오랜 논쟁거리이다.
우선 이 셋에 사용하는 맥주 자체가 다르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들간의 맛의 차이는 보관을 잘못하여 변질되었거나, 음용 방식을 달리 한게 아닌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같은 재료와 같은 방식을 통해 양조된 것들이고 용기만을 달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생맥주 역시 본래 살균 처리를 거치지 않아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를 일컬는 말이지만, 그러나 살균 처리법이 개발되지 않았던 옛날이라면 모를까, 요즈음 시판되는 생맥주들은 (주로 영국의 펍에서 볼수있는) 캐스크 에일(Cask Ale)과 같은 특수한 케이스가 아니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거의 대부분 맥주의 맛이 변하는 것을 늦추기 위해 열처리, 파스퇴라이징, 혹은 필터링을 통해 살균 처리가 되어 있는 이름만 생맥주인 그냥 맥주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병,캔 맥주와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없으며, 커다란 캐그에 담겨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한국에서만 이렇게 살균된 맥주를 생맥주라고 속여파는 것이라는 오해가 있으나, 사실 외국도 다 똑같다. 상기된 캐스크 에일이나, 몇몇 수제 맥주 판매점이 아니라면 말이다. 국내에도 수제맥주 유행이 불면서 필터링하지 않은채 냉장유통하는 소규모 지역양조장들이 많이 생겼다.
다만 실질적으로는 용기의 차이가 맥주의 보관상태에 영향을 줘서 셋 사이에 미묘한 맛의 차이는 존재한다. 아무리 요즘의 캔과 병에는 빛이나 열, 공기, 혹은 용기 재질에 의해 맥주 맛의 변질을 막기 위한 처리가 되어있다고는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보관한다면 생맥주의 케그 통이 캔이나 병보다 변질을 막기에 유리하며, 병은 빛에 약하고, 캔은 열에 약할 수밖에 없다. 같은 브랜드의 캔맥주도 매번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데, 용기의 차이가 맥주 맛에 영향을 전혀 안 줄수는 없다. 특히 향이 맛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맥주들일 수록 병맥주와 캔맥주, 생맥주의 맛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업장에서 파는 생맥주는 상대적으로 빠른 회전율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어, 일반적으로 병, 캔 맥주에 비해 짧은 유통 기간을 누려 훨씬 신선하고, 변질로 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은 있다. 그리고 캔맥주나 병맥주와는 다르게 탄산가스(CO2)를 주입하여 도출하기 때문에 비교적 더 풍부한 탄산감을 느낄수도 있다. 사람들이 보통 생맥주를 더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 이러한 까닭에 근거한다. 맥주는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민감한 술로서, 제조된 시기로부터 오랜 기간이 경과할수록 그 맛이 변질된다.생맥주는 이 점에서 대체로 병이나 캔맥주에 비해 자유롭다. 즉, 맥주공장에서 마셔본 맥주가 인생 맥주라 느끼는 것은 단순히 기분 탓만은 아닌 것이다. 다만 맥주 자체의 근본적인 차이에 근거하는 장점은 아니기 때문에 병이나 캔 맥주를 마실 때에도 운좋으면 생맥주에 버금가는 신선한 맛을 얼마든지 누릴 수 있다.
실제 맥주의 맛의 차이를 내는 결정적인 원인은 주류 유통방식이다. 실제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유통과정에서 상기한 재질별 단점(병 : 직사광선, 캔 : 열)을 웬만해선 다 겪게 된다. 지역 주류상에 전달되는 과정까지는 탑차 등을 이용해서 온도나 빛의 영향이 적게 들어가지만, 주류상에서 일반 술집 및 마트 등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는 대낮에 트럭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이동과정에서 직사광선이나 강한 열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술을 진열전까지 보관하는 장소도 문제인데, 냉장시설은 커녕 실외에 간이천막 등으로 비 정도나 겨우 막을정도로 보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통과정에서 변질원인에 노출되는 경우는 고작 수시간인데에 비해 이 경우는 짧게는 수시간, 길게는 며칠동안 이러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된다. 무게때문에 이동이 불편해서 대부분 실내에 보관하는 생맥주통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확연하다.
크림 (생)맥주는 맥주에 질소를 충전하거나, 초음파를 통과시켜 크림처럼 조밀한 거품이 나오도록 만들어진 맥주이다. 목넘김이 그냥 맥주에 비해 부드럽고, 상대적으로 맥주 특유의 쓴맛이 중화된다. 하지만 다른 모든 음식·음료수 등과 마찬가지로 이 또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려, 꼭 크림 생맥주가 좋은 맥주라고 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