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20.
요즘 본인 및 소속가수 홍보 차 방송 여기저기 출연 중인 비의 말과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저 사람은 설마 자기가 잘해서 '깡'이 뜨고 싹쓰리가 뜬 걸로 아는 건가 싶어요.
두 콘텐츠가 잘 된 건 사실이지만 여기에는 우연적인 운이 작용을 했죠. 여기서 현명한 사람은 그 우연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되짚어 우연에서 필연을 공부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우연조차 자신의 실력이라 믿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죠. 지금으로선 비는 후자에 가까워 보여요.
사실 '깡'은 어떤 시대의 종언 같은 텍스트였죠. 단지 '깡'은 밈이 되어 부활했고 '엄복동'은 망했을 뿐. 그런데 비는 '엄복동'의 실패에선 배우지 않고 '깡'의 동시대적 재해석이 마치 자신의 성취인 양 착각하니, 구시대적 존재로서 발전은 못했는데 동시대적 쿨함을 연기 중이라 계속 오작동이 나죠.
2021년 3월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비를 비하하는 내용을 적었다가 욕을 먹었다. 지난 2020년에도 자신의 칼럼 코너에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과 비는 중년 남성 취향인데 이효리가 등장해 신선해졌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기도 했다. 유재석과 비의 인지도를 조금이라도 알면 이 두 명이 '중년 남성 취향'이라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과거 자전차왕 엄복동의 실패를 가지고 계속 비를 공격했다.
그런데 비는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자전거 다 팔았다."며 자신의 흑역사를 거리낌 없이 언급하기도 했을 정도로 자신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비가 2002년에 데뷔한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중고신인이다. 솔로가수로 나오기 전까지 많은 우여곡절과 실패를 겪었고, 1998년에 팬클럽으로 데뷔했다. 2년도 안 되어서 해체했을 뿐. 뭣보다 그토록 하고싶어 하던 프로듀싱에서 거듭된 실패를 겪음에도 계속 프로듀싱을 시도하고 있어서 실패를 두려워한다 생각하기엔 어렵다.
그래서 비가 '실패스티벌'에 대해 출연을 했다는 것. 재밌는 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 계속 욕을 먹는 사람은 위근우 본인이라는 것이다. 반면, 비는 깡의 실패를 놀면 뭐하니?에서 출연해 자학개그를 선보이기도 했고 실패를 거울 삼아 재기에 성공했다. 엄복동은 그저 비의 작품 선구안이 부족했기에 거기에 출연한 것일 뿐 엄복동 작품의 실패는 비의 실패라 보기 어렵다. 엄복동 개봉 당시 언플로 가장 많이 비판받은 출연진은 비가 아닌 이범수다.
위근우의 이러한 행태는 비의 가수로서의 업적을 깡 하나로 치환하여 모욕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시대의 아이콘이며 가요대상까지 수상한 가수를 한 앨범의 실패로 퇴물취급 하는 평론가는 위근우 하나이다. 무엇보다 비는 자학개그를 선보이면 선보였지 남을 무작정 비하하지 않았고 연예병사 논란과 부모의 빚투 논란을 빼면 사회적으로 딱히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으며 겸손한 이미지로 호감도가 높다. 반면 위근우는 언론인과 평론가라는 지위를 활용해 온갖 사건사고와 논란을 일으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