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계 현각 스님은 한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 KBS 일요스페셜 2부작 만행으로 유명해졌고, 곧이어 출간한 책인 "만행(萬行) -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전 2권)"으로 더더욱 유명해졌다.
사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재미있는데 어느 날 출판사에서 "스님이 스펙 쩌는 엄친아인데 출가한 이유가 참 궁금합니다. 수필 써주시면 숭산 스님 책도 같이 내드릴게요"하는 말에 낚여서 글을 쓰기 시작해서 6주 만에 탈고했다고. 하지만 이 책 때문에 자신이 너무 유명해지자 수행에 방해된다고 절판시켜 버렸다.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에 수록된 이야기를 보면한국에서 길을 가는데 백인이 왜 불교 마귀에 심취하냐고 딴지거는 예수쟁이도 만나봤다고 한다. 백인이 왜 사탄인 불교를 믿느냐 이러기에 그러는 당신은 아시아인은 무조건 불교를 믿어야 한다는 편견이나 다를 거 뭐냐고 톡쏘아 한 마디 하자 그 예수쟁이는 말문이 막히는지 그냥 예수천국이나 외치다가 가버렸고 뭐 종교에 광적으로 빠져 들면 저렇게 된다는 가르침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그의 저서와 여러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독특한 인연을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그가 1991년에 계룡산의 신원사라는 절에서 수행을 할 때, 우연히 다른 승려의 방에서 한국 민요나 전통가요 같은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울컥하여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도 또 몇 년 뒤에 동국대학교에서 불교 경전 강의를 하다가 우연히 광복 50주년 기념 관련 행사에서 흘러 나오는 똑같은 노래를 듣고 다시 눈물을 펑펑 흘리게 되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 노래는 바로 애국가였던 것. 너무나 신기한 경험에 이 이야기를 스승인 숭산에게 말했더니 "너는 전생에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던 독립군이었는데 일본인들에게 총을 맞고 죽으면서 부강한 나라에 태어나 한국을 돕길 기원했던 것 같다"는 답을 들었다고.
그가 지리산 연곡사 토굴에서 참선수행을 하는데 밤에 독경을 할 때마다 뭔가 웅성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렸고, 날이 갈수록 그 소리가 뚜렷해졌는데 비명소리, 울음소리 같은 귀곡성이었다고 한다. 현각은 이 당시 오밤중에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두려움에 떨었지만 수행 자체는 계속했는데, 신기하게도 스물하루밤이 지나자 그 소리가 딱 그치면서 마음이 말할 수 없이 편안해졌다는 것이다. 훗날 이 이야기를 다른 승려에게 했더니 그 승려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지리산의 빨치산 토벌에 관한 역사를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참고로 연곡사는 군경과 빨치산간 전투가 가장 치열했던 피아골 한가운데에 있고, 이후 빨치산의 백골이 수백 구 단위로 발굴되었다.
현각 스님은 한국 불교에 몸담은 미국인 승려로 유명해졌지만, 수년간의 생활 끝에 기복신앙적인 한국 불교에 회의를 느끼고 한국 불교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한국 불교를 떠날 것을 선언했다. 조계종이 화계사 국제선원을 완전히 해체시켰고, 유교 인습적ㆍ전근대적인 방법으로 종파를 운영한 것을 원인으로 보고있다. '외국인 승려는 장식품'이라고 지적하며 종단의 국적 차별을 비판했다. 페이스북의 글에서 '화계사 국제선원을 완전히 해체시키는 송설정'이라고 언급된 부분의 '송설정'은 화계사의 송원 설정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페이스북의 해당 문구는 삭제되었지만 기사로 볼 수 있다. 이미 근래 2~3년간 외국인 승려들이 잇따라 떠나며 불교계 내부에서도 문제가 지적되어 왔지만, 현각은 일반에 인지도가 좀 더 높은 인물이기 때문에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각은 환속하는 것은 아니고, 유럽이나 미국에서 현대인들이 참다운 화두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