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쌀 수출 검역증명서 발급 급증, 일본 쌀값 3배 비싸
일본 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한국에서 쌀을 구매해 일본으로 가져가는 일본 관광객과 한국인 여행객의 한국 쌀 쇼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 쌀 가격이 일본보다 약 3배 저렴해 공항에서 수출식물검역증명서를 발급받고 10kg 이상의 쌀을 직접 들고 일본으로 향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25년 3월 일본으로 쌀을 반입하기 위한 검역증명서 발급 물량이 전년 동월 16kg에서 1250kg으로 7712.5% 증가하며 한국 쌀 수출 트렌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일본 쌀값 폭등과 한국 쌀 쇼핑 열풍
일본 쌀값이 급등하면서 한국 쌀이 일본 관광객과 한국인 여행객 사이에서 뜨거운 쇼핑 품목으로 떠올랐다. 일본 농림수산성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월 첫 주 기준 일본 전국 슈퍼마켓 1000곳에서 판매된 쌀 5kg 평균 가격은 4214엔(약 4만2180원)으로 1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를 20kg으로 환산하면 약 16만8800원에 달한다. 반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5년 3월 한국 쌀 평균 소매가격은 20kg당 5만5388원으로 일본 쌀값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일본 관광객들이 무거운 쌀을 들고 가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한국 쌀을 대량 구매하는 주요 동기가 되고 있다.
한국 쌀 수출을 위한 수출식물검역증명서 발급 물량은 일본 쌀값 상승이 본격화된 2024년 8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2024년 7월 19kg에 불과하던 발급 물량은 8월 115kg, 9월 376kg으로 증가했고 2025년 3월에는 1250kg으로 전년 대비 77배 이상 급등했다. 발급 건수도 2024년 7월 6건에서 2025년 3월 119건으로 늘어나며 한국 쌀의 일본 반입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검역증명서를 발급받는 사람들은 주로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과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저렴한 한국 쌀을 구매해 일본으로 반입하고 있다.
일본 쌀값 폭등의 복합적 원인
일본 쌀값이 폭등한 이유는 여러 요인이 얽혀 있다. 첫째 2023년 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벼 생육이 부진해 쌀 생산량이 감소했다. 이는 2024년 신수확 쌀 가격이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결과를 낳았다. 둘째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쌀 수요가 확대되며 공급 부족이 심화됐다. 셋째 사재기와 투기 심리가 쌀값 상승을 부추겼고 엔화 약세로 인해 쌀 생산비가 증가하며 가격이 더욱 치솟았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지속적인 벼 재배 면적 감축 정책이 장기적인 공급 부족을 초래했다.
일본 정부는 쌀값 안정화를 위해 2025년 2월 사상 최대 규모인 비축미 21만 톤을 방출했으나 가격 상승세를 억제하지 못했다. 이는 일본 내 쌀 공급 부족이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일본 현지 언론은 이러한 상황이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한국 쌀 쇼핑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본의 쌀 수입 정책과 한국 쌀의 한계
일본은 쌀 시장 보호를 위해 높은 관세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한국 쌀의 상업적 수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시 쌀을 예외 품목으로 지정한 일본은 저율관세할당제도(TRQ)를 통해 연간 77만 톤의 쌀을 무관세로 수입한다. 하지만 이를 초과하는 수입 쌀에는 1kg당 341엔(약 3400원)의 관세가 부과된다. 예를 들어 한국 쌀 20kg을 수입할 경우 약 6만8000원의 관세가 추가되며 여기에 유통비와 마진이 더해지면 한국 쌀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쌀 수출업계 관계자는 한국 쌀이 일본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수입업자들이 한국 쌀 수입을 꺼리는 이유로 관세와 유통비를 꼽았다.
반면 개인이 쌀을 휴대해 일본으로 반입할 경우 수출식물검역증명서를 발급받으면 관세를 피할 수 있다. 일본은 2018년 10월부터 쌀을 포함한 식물 반입 시 검역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지역본부나 사무소에서 무료로 검역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검역 과정에서 병해충이 발견되지 않으면 증명서가 발급되며 이를 통해 한국 쌀을 일본으로 합법적으로 반입할 수 있다. 검역증명서 없이 쌀을 반입할 경우 일본 식물방역법에 따라 쌀은 폐기되거나 반송된다.
한국 쌀 수출의 미래 전망
일본의 쌀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경우 한국 쌀 쇼핑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일본 정부의 비축미 방출 정책이 실패한 상황에서 단기적인 공급 안정화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일본이 쌀 수입 정책을 조정하거나 관세를 낮춘다면 한국 쌀의 상업적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일본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쌀 수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점은 이러한 변화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의 쌀 수요가 국내 쌀 수출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는 개인 반입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일본의 수입 정책 변화에 따라 한국 쌀이 일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경우 수출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한국 농업과 무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과 한국 쌀 가격 비교
아래 표는 2025년 4월 기준 일본과 한국의 쌀 가격을 비교한 것이다.
국가 | 1kg당 가격 (원) | 비고 |
---|---|---|
일본 | 약 8514.5 | 슈퍼마켓 가격 기준 |
한국 | 약 2769.4 | 소매 가격 기준 (20kg 기준) |
한국 쌀 쇼핑의 사회적 의미
한국 쌀 쇼핑 열풍은 단순한 가격 차이를 넘어 양국 간 경제적 상호작용과 문화적 교류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 쌀을 구매하며 한국의 농산물 품질을 경험하고 이는 한국 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일본의 쌀 공급 부족은 한국 농업이 국제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의 높은 관세와 보호주의 정책이 완화된다면 한국 쌀은 일본 시장에서 더욱 큰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 현상은 일본의 쌀값 폭등과 공급 부족이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주며 한국 쌀의 가격 경쟁력과 품질이 국제 시장에서 주목받을 기회임을 시사한다. 앞으로 양국 간 무역 정책과 쌀 수급 상황에 따라 한국 쌀 수출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인용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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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림축산검역본부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