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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요원 정규직 전환 논란



2020년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공항소방대 211명, 야생동물통제 30명, 보안검색요원 1902명까지 총 2143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어났다.

비정규직이 정규직 공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 취업준비생들을 중심으로 결과의 평등, 역차별이라는 반발이 제기되는 중이다.

본래 인국공 측은 보안요원들은 자회사로 임시 편제하겠다고 밝혔으나, 정부의 지적으로 인해 보안요원 전원 직접고용으로 방침을 변경하였다. 그러다가 기존 보안요원 인력의 40%는 경쟁채용을 거치겠다고 밝히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머지 60%의 처우에 대한 언급은 아직 없다.

공공기관은 총액인건비제도의 영향을 받는다. 이는 기관별로 총액 인건비를 할당하여, 인건비의 사용은 기관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인건비는 공채 출신 정규직만을 위해서 사용되고 있는데, 이번 조치가 실행되면 기존 인원을 훌쩍 뛰어넘는 비정규직 출신 정규직들에게까지 새로 인건비가 돌아가야 된다. 현재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적 여파 대비와 추경, 재난지원금으로 발생한 지출로 인해 기획재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운 상황이라 충분한 증액을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증액의 경우에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이미 정규직 전환을 마친 기관이나 비정규직을 운용하지 않았던 기관의 경우 총액인건비 증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기존의 공사 정직원 수는 1,400여 명에 불과한데, 이번에 직고용되는 비정규직의 수는 2100여 명에 이른다. 이로 인한 신규채용 TO의 대폭 감소와 머리수에서 앞서는 비정규직 출신 인력의 목소리 과대표집 등에 대한 우려 의견들이 있다.

대학생, 취준생 비율이 높은 각 학교 에브리타임에서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대졸수준 공채는 토익 만점을 기본으로 여기는 높은 스펙에다 공기업 중에서는 최상위의 NCS 커트라인을 형성할 정도로 문턱이 높은데, 비정규직(혹은 일종의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들어온 사람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점에 대해 역차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 와중에 해당 알바생들은 '누가 공부하래?' '그래봤자 후배' 라는 식의 적반하장으로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러나 여러 기사에 소개되고 있는 "서울대급 됐다"라고 말한 사람은 설레발일 가능성이 높다. 비정규직 철폐를 선언한 시기인 2017년 5월 이후 입사자는 필기,체력,면접 등 기존 요원뿐 아니라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공개 경쟁을 거쳐 청원경찰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따라서 3년경력자부터 경쟁없이 정규직으로 바뀌고, 여러 기사에 소개된 2년 경력을 가진 그 사람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공개경쟁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인천국제공항 청원경찰 취업에 관심이 있다면 기존 요원이 아니더라도 공무원 결격 사유만 없다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따라서 커트라인도 보통 순경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또는 지역 이동없이 인천에서만 근무한다는 장점이 있으니 보통 순경보다 커트라인이 더 높을 수도 있다. 또한 청원경찰은 경찰공무원과 거의 동일한 임금을 받는다. 즉, 카톡방에서 연봉 5천만 원을 받을 거라고 잔뜩 기대하고 있는 그 사람은 잘못된 꿈을 꾸고 있다. 일단 정규직 전환을 위해서 경찰합격 커트라인에 준하거나 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합격한다 치더라도 연임금이 5천 만 원에는 못 미친다.


다만 그래도 조금은 머리가 돌아가는 것 같은 일부 인원들이 임금격차가 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서 노조에 들어가면 우리가 더 인구수가 많으니 노조를 통해서 동일급여로 전환하면 된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협상이 성사될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인구수가 더 많다는 점이나 노조 투쟁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2017년 5월 이전 입사자라면, 2020년 6월 현재 최소 3년 이상 경력자이다. 스펙 경쟁에 시달린 사람들의 심정은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바이지만, 3년 이상 경력을 쌓으며 성실히 근무해온 인재를 단지 시험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간 쌓아온 숙련과 성실을 무시하고 부당한 채용이라 성토하는 게 옳은 일인가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미래통합당의 하태경 의원이 정치인 중에서는 처음으로 해당 논란에 대해 로또취업이고 사다리 걷어차기이며 즉각 철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직후 인천공항 방문을 거론하며 잘못을 인정하고 청년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2020년 6월 2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 곳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입니까?"라고 물으면서, "이건 평등이 아닙니다.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입니다"라고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비판했다. 해당 청원은 올라온지 하루도 안 돼서 12만 명의 동의를 받았다. 물론 청원을 한다고 해도 '훠훠훠 참 줴미있는 췅원이군요? 줩줩' 하고 끝날 공산이 더 크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사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네임밸류 때문에 본 사건이 특별히 부각되었을 뿐, 문재인정부 들어 자회사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논란은 매우 자주 일어났기에 딱히 특별할 것조차 없는 수준이다. 위에 나온 역차별 논란과 같은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식 반응도 흔하게 나온 형태라서 딱히 이상할게 없다.

이미 한국철도공사는 비록 사법농단 의혹이 있다곤 하나 결국 대법원까지 가서 패소한 자회사 소속 KTX 승무원들을 정규직화 하여 직원 간 갈등과 신규 채용의 감소가 실제로 있었다. 또한 한국도로공사의 수납원 직고용은 유례없는 수준의 기존 직원의 반발로 여러번 기사화 되기도 하였다.